제시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길 잘했다
말할 날이 올까
두 다리 없이
일곱 손가락으로 태어난 너의
살아보길 잘했다는 말에
나는.
잠에서 깨기 싫었던 나는
심장을 덮어주는 목소리에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시간을
두 다리로 버텨
밥을 먹고 눈을 뜨고 걸어
뼈를 묻은 그곳엔 꽃하나 자라지 않는데
만질 수 없는 그 땅 밟기 싫었다
달리고 달린 그곳엔
누구도 없기에
저 먼 곳 선명하게 뵈지 않고
눈앞에 메마른 풀만 가득해도
오늘 살아있기 잘했다
나에게도 뿌려지는 햇살 한 줌
조금 더 붙들고 버티면
누가 내 인생 겨울이라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