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제시어 인연

by 글빛아름

시작은 그랬지요

시작이라고 하면

말하려는 끝이

어제보다 빨리 다가올까 봐

오늘이 좋다 했지요


머리카락 하나의 자국이

또 다른 시작이었나 봐요

살이 베이고 열려

얼음처럼 뜨겁고

사랑엔 두려움이 없다고 했지요


글과 삶의 틈

닮지 않은 기도에

오랫동안 쓰지 못해

종이 위를 떠다녔지요


시작을 준 당신이니

그 기억만 눈을 감아요


말하지 않는 내가

듣지 않는 당신에게

귀를 선물하고 싶은데

우리의 실은 방금 끊겼지요


솔직히라는 말은 가득 차지 않아

열 수 없는

쓸 수 없는

모자 아래 까만 눈동자는 말해요


오늘 밤 만나기로 했지요

연극을 잘 마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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