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 놀이터는 어떤데

나는 홀로다

by 글빛아름


온다

그렇다.

그날은 반드시 온다.

피할 수 없으며 탓할 수도 없다.

코앞으로 오고야 말았다.


여.름.방.학


일요일 저녁 아이에게 말했다.

“이제 내일 학교 갈 준비 해 “

머릿속으로 하이클래스에 알림장이 뭐였지 하는 질문과 동시에 선생님께서 써주신 방학안내와 개학 준비물 등이 떠오르며 질문과 답변이 마구 치고받고 싸우는 듯 느껴졌다.

하 맞다.. 방학이네


매일 책 읽기

구구단 완전히 외우기

안전하게 생활하기

물감, 붓, 신문지, 팔레트 준비



무척 사랑하는 딸인데, 나는 왜 방학이 힘들까.

내 몸속 산소의 통로가 좁아짐을 느낀다.

크게 한번 숨을 쉬어 본다.



월요일


방학시작이다. 이번에도 오전 태권도 특강을 신청하였지만 점심 급식은 신청하지 않았다. 마음의 여유가 어느 정도 생긴 건지, 이번 방학엔 아이와 같이 밥도 먹고 조금이라도 더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영어학원을 데려다주고 집으로 오는 길

갑자기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억수같이 퍼부으며 인정사정없이 우산을 때린다.

아이와 함께였다면 무척 신경 쓰이고(혹시 넘어지기라도 할까 봐) 힘들었겠지만, 그 순간 나는 혼자이고 호리호리 어설프게 오는 비가 아닌 땅땅한 비가 우산에 내려앉는 소리가 좋았다. 그 어떤 ASMR보다 살아있네.




이대로 집에 들어가기 아쉬웠다. 우중캠핑은 못 가도 눈앞에 보이는 우중놀이터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집 앞 놀이터 의자에 앉았다.

카페 야외테이블마냥 만들어놓은 지붕이 있는 그곳은 두찌 등원 후 오전에 앉아 쉼을 느끼는 장소이다.

초록색 나무와 새소리가 잘 들려 숲에 온 기분이다.




한참을 앉아 텅 빈 놀이터를 바라보며 빗소리에 우중솔로놀이터를 즐겼다.

시원함이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뚫어주는 기분이었다.



이제 충전이 되었나 보다. 오늘 저녁은 아이들에게 어떤 영양가 있는 요리를 해줄까 생각한다. (요리는 못하지만 영양은 늘 생각함)

모든 게 용서되고, 아침에 부렸던 승질이 미안하고, 이따가 만나면 많이 사랑해 줘야지 다짐한다.

매일 다짐하고 무너지는 일상이지만 이렇게 소소한 행복이 있으니 잠들기 전 기도할 땐 모든 것이 감사로 마무리되길.



그나저나

”여보 나 장화 사고 싶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