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줘 이러다 다 죽어
여름
와! 여름이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것이 많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계절!
물놀이를 실컷 할 수 있는 여름!
진정 시원함을 느끼는 계절!
뜨겁고 열정 가득한 여름!
물을 좋아하는 나는 단지 물놀이 하나만으로 여름을 좋아한다.
얼음 가득 들어있는 아이스라떼의 맛은 여름에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사계절 중 진짜 시원함은 언제 느낄 수 있는가!
바로 여름이다.
하지만 점점 뜨겁다 못해 어느새 목숨을 위협하는 더위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오늘 인터넷 뉴스기사에서 '남은 일생에서 올여름은 가장 선선한 여름'이라는 제목을 보고 숨이 턱 막히고,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신랑과 아이들이 더워서 힘들어하면 나는 자주 이렇게 말하곤 했다.
“여름은 원래 더운 거야.”라고.
하지만 이제 그 말은 정말 잔인한 말이 되었다.
출산 전과는 달리 두 아이를 낳고 나서 나는 추위를 잘 타는 체질로 변하여 추운 것이 너무 무섭다. 한동안은 여름이 그렇게 덥지 않았고, 지금도 웬만한 더위는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오늘 같은 살인더위 속에서 1호를 도서관, 학원 등에 데려다주느라 왔다 갔다 하며 지쳐 샤워를 5번 하였다.
평소 에어컨 바람을 싫어하기도 하고, 고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혼자 있으면 거의 에어컨은 틀지 않는다.
사람도 아프면 열이 나는데, 지구가 얼마나 아프기에 이토록 열이 나는지 안타깝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자주 생각해 본다.
얼마 전 1호가 다니는 초등학교 학부모 도서회에서 ‘책 읽어 주는 엄마’ 행사로 '아주 이상한 물고기’라는 제목의 동화책을 2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
바다 위에 우리가 버린 온갖 쓰레기들이 가득하다. 그 이상한 물고기를 진짜 물고기가 발견한다.
진짜 물고기는 처음 보는 이상한 물고기를 보며 가족을 찾아주겠다 나선다.
거북이 비닐봉지를 먹고 배가 아프다 하고 해마가 면봉을 가지고 있다. 문어는 그물에 걸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바다에선 이상한 냄새가 나고 바다 동식물들은 많이 아파한다.
결국 이상한 물고기의 가족을 찾아주지만 마지막이 너무 씁쓸하게 끝났다.
책 읽기를 준비하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지구의 산소 중 70% 이상이 바다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아마존 숲과는 비교가 안 되는 양이다.
숲도 바다도 이렇게 아파하고 있는데 정작 내 생활은 내가 편한 대로만 살고 있다.
반성을 하지만 크게 변화되지 않는 내 생활 습관에 내가 싫어진다. 텀블러를 구입하긴 했지만 놓고 다니기 일쑤다.
다음 주엔 바닷가로 휴가를 떠날 계획이다.
아 가장 선선한 여름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