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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쥬디 아름쌤 Aug 22. 2024

시골파 vs 도시파

싸우지는 말자


출발


엄마, 얼마나 걸려?

다 왔어?

얼마나 남았어?



이 질문을 백번정도 들은 것 같다.

막히는 길 위에서 내 마음도 막혔고, 고속도로를 달리고 달려 가평휴게소에 도착했다.

가평은 잣으로 유명하다. 점심으로 잣소고기국밥을 간식으로 잣호두과자를 먹었다. 커피수혈이 시급해 달달한 아이스카페모카에 휘핑크림 많이를 선택해 다시 차에 올라탔다.



드디어 바다다!!!

무려 4시간이나 걸려 온 동해바다.

컴퓨터 바탕화면처럼 파란 하늘 위에 하얀 구름과 회색 구름들이 하늘 저편 끝까지 또 하나의 바다가 있는 듯 보인다. 오후 4시인데도 강렬한 햇빛에 눈을 뜨기가 어렵고 땅에선 모래알들이 반짝인다. 서해 바다와는 확실히 뭔가 다른 이 느낌. 역시 동해는 동해다. 극성수기가 지나서인지 붐비지 않고 한산했다.



백사장위에 알록달록 파라솔과 평상이 줄 맞춰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 커다란 튜브를 타고 파도를 즐기는 커플,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온 가족들을 보니 마음이 따듯해진다.



나도 저렇게 했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에 죄송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그래도 컸다고 적응한 1호




위로



나는 원래 바다보다는 산과 계곡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몇 년 만에 온 동해 바다는 나에게 위로 그 자체였다. 언젠가부터 나는 조용한 자연 속에서 집을 짓고 살아보는 것이 로망이 되었다. 그래서 시골에 살거나 귀촌 귀농 하시는 분들이 부럽다. 자연을 사랑한다고 하기는 하나 막상 자연과 함께하는 곳에 가면 벌레 때문에 기겁을 하지만 말이다.



나는 자연을 통해 위로를 받는 것 같다. 반면 도시를 통해 위로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참 신기했었다. 아는 동생은 서울이 그렇게 좋다고, 서울만 다녀오면 자기는 힐링이 된다고 한다. 내 동생들과 신랑도 그렇다는 걸 알았을 때도 놀랐다.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차 안에서 내가 말했다.

 “여기 너무 좋다. 엄마는 한 일주일 아니 방학 내내 있고 싶다. 아니 그냥 여기서 살고 싶다. “



1호는 마자 나도 그래라고 답했다.

우리가 신나게 말하자 2호도 뭐라고 하는데 가만 들어보니 자기는 여기 살기 싫단다.



사실 2호는 오자마자 처음 보는 파도에 기겁을 하고 아빠와 숙소로 들어가 있었다. 모래놀이를 시도해 보았으나 실패였다.

그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본인은 모래가 싫다고 했다. 처음 출발 했을 때부터 그랬다. 서울을 지나왔는데 여의도의 높은 건물과 63 빌딩 등을 보며 너무 멋있다고 아이들에게  말하는데 나는 속으로 대체 뭐가 멋있는 거지 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사람은 다르구나.

각자 다른 것에서 위로를 받는구나.

그는 나랑 안 맞는 인간이구나.



도시파 vs 시골파

이 글을 읽는 그대는 어느 파 이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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