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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나라의앨 Aug 07. 2020

저는 프리랜서 엄마입니다

프리랜서의 육아일기 혹은 엄마의 커리어 일기


[ 일과 육아, 워킹맘 ]


8월 첫째 주. 남편과 번갈아가며 육아와 각자의 일로 한 주를 꽉꽉 채웠다. 늘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


나는 프리랜서 ‘국제회의통역사’ 이다. 통역과 번역을 주로 하고 영어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특성상 업무 의뢰가 들어오면 내 일정은 물론 남편 일정을 같이 확인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 양가 부모님께 아이를 맡겨야 할 때도 있다.


게다가 일로 자리를 비워야 할 때 미리 아이가 먹을 밥과 간식도 챙겨야 한다. 때로는 둘  중 하나의 희생이 불가피할 때도 있고 이 모든 과정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 부부의 팀워크 그리고 소통 ]


그래도 우리 나름의 원칙을 지키며 하나하나 해나가고 있다. 둘의 일정이 겹쳐서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가 부모님 찬스 쓰지 않기, 간식 양과 횟수 지키기, 영상 시청하지 않기, 아이 앞에서 핸드폰 만지지 않기 등.


그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방법을 찾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부부의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몸소 배우는 중이다



[ 두 마음 ]


빨리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내 시간을 가져야지 싶다가도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새로운 능력을 보여주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좋고 소중한 요즘이다.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기로 하고 그중에서도 프리랜서가 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기회가 되면 추후에 이에 대한 이야기도 정리해볼까 한다.

*직장인 분들 오해 마세요. 제 가치와 기준에서 제게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방법을 택했을 뿐이니까요.



[ 부모는 아이의 둥지 ]


이렇게 아이와 오롯이 함께할 날이 길어야 10년이다. 조금만 커도 친구가 더 좋고 우리 품에서 떠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모로서 우리가 모르는 아이의 시간이 많아질 테니까.

아이가 내 품을 떠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에게만 의존하던 아이가 점점 독립하는 게 맞다. 그래야 건강한 거다. 물리적(몸)으로도 정신적(마음과 영혼)으로도. 아이를 마마걸 혹은 마마보이로 만들지 않으려면, 그리고 먼 훗날 빈 둥지 증후군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아이와 내가 독립적인 인격체임을 인식하고 계속해서 내 영역을 애써 지켜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 일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혼자만의 시간도 보내고.


[ 지금의 나 ]


물론 아직은 나보다는 아이에 더 집중해야 하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아이가 21개월에 접어든 지금도 난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아이에게 쏟고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혼자 노는 시간도 비교적 길어졌지만 밥과 간식을 챙겨주고 같이 책 읽고 주방 놀이하고 낮잠 재우고 놀이터에서 놀고 목욕&양치해주고 밤잠까지 재우면 하루가 순삭이다.


하지만 세상 평온하게 잠들어있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잔잔한 감동과 감사가 있다. 그리고 내가 더 나은 엄마, 더 잘하는 통역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You are my greatest motivator, and influencer:)


[ 결혼과 육아 ]


결혼하면 여자만 희생해야 하고 아이가 생기면 여자만 고생이라 생각했던 과거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건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 거라고. 결혼도 아이도 혼자가 아닌 둘이 같이 하는 거다. 그래서 가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 적어도 그 방향이 같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래야 힘들 때, 어려울 때, 문제가 생겼을 때 주저앉고 등 돌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같이’ 돌파구를 찾거나 시간을 갖고 ‘같이’ 기다릴 수 있다. 그게 우리가 그리는 삶의 모습을 ‘함께’ 이루어가는 과정이다.

육아로 시작해 결혼과 배우자 이야기로 끝나는 오늘의 포스팅. 그래서 결론은 남편 자랑이다. 고마워 여보. You make me a better version of myself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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