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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버른앨리스 Aug 04. 2018

호주 대형마트 울월쓰와의 앵무새 대첩 #1


별로 궁금한 사람은 없겠지만, 멜버른에서의 나의 근황이랄까를 전해볼게.

프로불편러인 나는 이런 흥미로운 (?) 일이 있었어.

저번 주에는 호주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 체인인 WOOLWORTHS와 SNS전쟁을 하느라 바빴어.

어떤 일이었는지, 내가 페북에 올린 글을 먼저 보여줄게.

내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가게 직원이 겪은 일이며 우리 팀은 아래와 같이 대응하였어.


영어버전은 링크에 있어! 댓글 - 호주인들의 다양한 반응 - 을 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을 거야





멜버른 시내에서 한국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오너입니다.

며칠 전 저희 팀의 일원이 호주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WOOLWORTH QV지점에서 ‘인종차별’로 추정되는 일을 겪었습니다. 사실 작은 장난일 수도, 아무 생각없고 조롱할 의도가 없는 행동일 수도 있고 저희 입장에서도 ‘별일이 다있네’ 하고 넘길 수도 있는 일일 수 있지만 저와 메니져팀은 그러지 않기로 결정을 하였고 WOOLWORTH QV지점에 정식으로 설명을 요구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아갈 예정입니다.


7월 23일, 키친핸드로 일하고 있는 ㄱ군이 출근길에 가게에 필요한 계란을 사러 본인이 살고 있는 건물의 지하인 WOOLWORTH QV지점을 찾았습니다. 멜버른에 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티의 완전히 중심에 있는 대형건물입니다. ㄱ군은 한국에서 온지 얼마되지 않은 워킹홀리데이 소지자입니다. 영어 울렁증도 심하고 영어가 많이 서툰 편입니다. 영어가 서툰 한국인들이 많이 그렇듯이 대화를 할 때 Sorry? Pardon? Sorry?를 반복해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자신이 들은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상대편이 했던 말을 확인차 다시 반복해서 말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영어를 쓸 때는 다소 버벅거리는 면도 있구요.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그런 습관들이 많이 나타나는 편입니다.


ㄱ군이 계란을 계산을 할 때 캐쉬어와 일상적이고 간단한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이를테면, How are you? 라던지 플라스틱백을 사용할건지 등에 대해 길지 않은 대화가 오고 갔고 계산을 마쳤습니다. 그 때 캐쉬어가 ㄱ 군을 불러세우더니 너에게 줄 사은품이 있다며 네모난 넛바, 혹은 그레놀라바 같은 걸 두개 건넸답니다. 이유를 묻자 친절하게 웃으며 하는 말이
‘네가 계란을 사서 이거는 공짜로 주는 사은품이야!’ 라고 하더랍니다.

별 생각없이 ㄱ군은 그 ‘사은품’을 받아왔고 가게에서 저희에게 보여줬죠.
그런데 보니까 넛&곡물은 맞는데 사람용이 아닌 조류용이더라구요. 정확히는 ‘앵무새 모이’ 였습니다.

저희도 처음에는 별 실없는 사람이 다 있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일단 무료로 받아왔고 설마 혹여라도 나쁜 뜻이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그런데 가게에 있는 앵무새 모이를 볼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 들더군요. 제가 꼬인 것일 수도 있지만 하필이면 왜, 저 앵무새 모이를 줬을까?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시티 한복판 아파트 빌딩촌에 사는 사람에게, ‘앵무새를 키워?’라고 묻지도 않은 상태에서 하필이면 ‘앵무새 모이’를 사은품으로 주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고, 이 곳에 10년 가까이 살면서 저는, 그리고 제 주변에 어떤 사람도 계란을 사서 ‘새모이’를 공짜로 받았다는 건 본적도 들은적도 없으니까요.
제가 본 적이 없다고 해도 정말로 울월쓰에서 이런 행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해서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보았습니다.
첨부한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그런 프로모션 행사는 없다고 합니다. 스토어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프로모션일 가능성도 있다고 해서 울월쓰 QV에 물어보았습니다. 당연히 그런 프로모션은 없다고 하네요.

확인과정을 거쳐 의논 끝에 저희가 내린 결론은 앵무새모이를 가짜 사은품으로 준 것은
‘영어가 익숙치 않은 / 같은 영어단어를 반복하거나 말을 따라하는 한국인’을 조롱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있겠다, 였습니다. 저희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다른 이유를 생각해 낼 수가 없더라구요. 굳이 앵무새 모이를 가짜 사은품으로, 영어를 못하고 어리숙해 보이는 친구에게 준 이유가 무엇이 있을 수 있을까요?


저희도 100% 확신은 없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입니다. 어떤 의도였는지는 그 캐쉬어 본인만 알수 있겠죠. 다만 그런 가능성이 있다면 확인을 해보고 설명을 들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정말로 이 것이 인종차별적인 장난일 때, 저희가 ‘찝찝은 하지만 그냥 넘어가자 ‘라고 해버리면 THAT IS OKAY 라고 여기게 될 것이며 또 다른 피해자, 더 큰 차별의 피해자가 생길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특정 인종이라는 이유로, 어떤 언어를 쓰거나 쓰지 못한다는 이유로 조롱과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지금 정식으로 항의 레터를 준비하였고 다음주부터 자료를 더 모아 WOOLWORTH QV지점과 본사에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의뢰할 생각입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이 사건에 대한 제대로된 조사로 ‘왜 그런 일을 했는지’를 밝혀내는 것과 만약에 이 것이 인종차별의 행위였다면 제대로 WOOLWORTH에서 사과를 하고 인종차별에 대한 직원교육을 시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 일이 인종, 혹은 언어차별로부터 시작된 일일 수 있고 울월쓰 측에서 조사가 필요하다는 저희의 생각에 동의하신다면 이 글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좋아요, 공유, 댓글 부탁드립니다.






영어버전 (관전포인트 : 호주인들의 다양한 댓글)

https://www.facebook.com/restaurantsuda/posts/1139490942855413




울월쓰에 보낸 항의레터 전문


I am writing this to formally complain the incident that happened at Woolworths QV branch on 23/07/2018.

The incident was unfortunately related to racism and I would like to urge that this letter would be passed on to executive level of company and please investigate how it happened by having interviews with people who are responsible for this incident.

My coworker who is Korean and has limited English ability visited Woolworths QV to buy eggs since he is working in food industry. While he was communicating with casher, about whether to get plastic bag or not, they had miscommunication thus my coworker had to repeat what he had to say.

And then when my coworker finished paying and on his way out, the casher came out and followed him out of till and then handed him Pet seeds for bird, exclusively for Parrots. Parrots are known for its repetitive talking habits.

My coworker asked what was the reason for this complementary pet food, then the casher said “because you bought eggs, we give you this”

It was out of the blue and doesn’t make sense really but my coworker thought it was some complementary/promotional seeds for human such as granola. As he returned to workplace he didn’t think about it and until recently we found this was a cruel joke based on racism who doesn’t speak English very well and kept saying same thing ‘sorry’ in repetitive pattern.

we have made sure with sales/promotion team of Woolworth headquarter and QV branch that no such promotion involving home brand bird seeds was initiated at all.

We are beyond furious about this unfortunate incident and frankly quite sad. We do not want this to happen not only Koreans but also all the other people who are in minority group.

Please get the bottom of this and get back to us.

Thank you for your time to review this.

Best regards,




2탄에는 후기와 앵무새 전쟁(?)을 마치며 느낀 소감을 남겨볼게!





놀러와! :-)


앨리스 (개인 인스타) :  ALICEINMELBOURNE  (앨리스 팀 첫 번째 레스토랑)

SUDA (공식 인스타) :  SUDAMELBOURNE  (앨리스 팀 첫 번째 레스토랑)

NEMO (공식 인스타): NEMOMELBOURNE (앨리스 팀 두 번째 레스토랑)





*답글은 원래 하던 대로 반말로 주고받으면 더 좋을 거 같아!! 나도 그게 편하고, 언니 거나 오빠 거나 친구 거나 동생일 너도 그게 편할 거야, 하다 보면!! 물론 존대가 편하면 그렇게 소통해도 좋아 :-)


**출처를 밝힌 공유는 언제나 환영이야! 따로 물어보지 않아도 돼 :-)




https://brunch.co.kr/magazine/movetoaustralia



https://brunch.co.kr/magazine/your-mi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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