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불안한 나침표
‘목적지를 잃어버렸습니다. 재탐색에 걸리는 시간은 미정입니다.’
가능하면 두 번째 병원에서 오래 일하고 싶었다.
버스 한 번이면 도착하는 곳이었기에 멀다고 느껴지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지금의 남자친구 강 군을 만나게 해 준 월하노인 같은 병원이었다. (물론 곱게 보지만은 않았지만)
일찍 출근해서 오픈 준비를 끝내놓고 접수를 받기로 내가 정한 그 시간 전까지
둘이 진료실 안에서 수다 떨며 노는 것도 재미있었다.
같이 일하는 외래 선생님들도 좋으신 분들이라 내가 쪽지로 하소연 하면 오구오구 들어주신 분들이었다.
원장님들도 적어도 원무과에서는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복잡한 서류들과 행정 업무들을 이제야 다이어리를 보지 않고도 해 낼 수 있는 직원이 되었는데
2년을 고작 3개월 앞두고 또 나와야 한다니.
거기다가 새로 시작한 1년 적금이 아직 만기가 되지 않았다.
적금은 내 미래를 책임져주는 든든한 나침표였지만
적금 때문에 나는 쉬지도 않고 바로 다른 직장을 찾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