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문턱을 넘다

11. 6일의 알바

by Alice Min

‘원장님, 저 사람 병원으로 다시 돌아갈래요.’


새로운 병원, 동물병원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나는 강아지와 같이 살고 있는 반려인이었고 동물병원이라면 진상 보호자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원내에 있을 강아지, 고양이 직원들과 같이 일하면 스트레스도 없을 것 같은

그런 천국 같은 직장이 바로 동물병원일 것 같았다.

마침 집 근처의 동물병원에서 직원을 구하고 있었다.

도전하는 것에 거침없던 나는 바로 이력서를 제출했고 원하던 동물병원에 바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보통의 병원들처럼 동물 환자의 접수증을 받고 어디가 아픈지 입력한 뒤

원장님의 진료를 옆에서 보조하고 환자가 먹을 약을 제조하는 게 내 일이었다.


처음에는 재밌었다. 이런 꿀 같은 직장이 있을 수 있나 생각도 들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아직은 서먹했을 뿐, 모두 나를 챙겨 주었고

강아지 직원과 고양이 직원이 내게 먼저 다가와 줘서 나는 훨씬 빨리 긴장을 풀게 되었다.​



그렇게 원하던 직장인데, 그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이상하게 데스크에 앉아 있을 때면 자꾸 눈물이 났다.

유리창 바로 앞의 건너편 건물에는 신경과, 안과, 치과 등 병원들이 가득 입점해 있었는데

내가 있어야 할 곳이 바로 저곳이었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이 그제서야 자꾸 들었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으니 잘할 줄 알았는데 사람 병원과는 다르게

강아지들의 낑낑 아픈 모습에 자꾸 내 새끼가 겹쳐 보였고 더는 일할 자신이 없었다.

아동 병원 보호자들이 이런 심정이었을까. 이제야 나는 그네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점심 때 출근하고 22시에 퇴근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아동 병원 근무 때와는 달리 이제는 남자친구 강 군이 있어서 저녁 통화를 길게 할 수 없어서였다.

내 할 일을 할 수 없어서, 운동을 갈 수 없어서, 주말에 데이트를 할 수 없어서


그렇게 또 6일 만에 퇴사를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