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D-Day

3. 첫 경위서

by Alice Min

‘A4 한 장 다 적고 추가로 더 적어와’


대놓고 원무과에서 보호자와 싸워도

맘카페에서 나를 저격하는 글이 몇 개가 올라와도

보호자를 상대하는 원무과라면 다 겪는 일이라 생각하고 나를 고치면 될 거라 생각했다.

항상 말투를 지적 받았으니 말꼬리를 올려 상냥하게 해야지, 먼저 인사하는 직원이 돼야지, 아이들에게 비타민 사탕 많이 줘야지.

그렇게 내 몸 버리면서도 안 나가고 버텼던,

‘이 싸가지 없는 직원’ 이 병원 입장에서는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나 하나를 내치기 위한 ‘작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작전에 투입된 인원들의 부서는 꽤 다양했다.

가족이 운영하는 병원이었으니 원내 곳곳 병원장의 인맥으로 들어온 직원들이 그 인원들이었고

머리를 굴려 작전을 짜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 작전 시작이 바로 ‘사유서 쓰기’였고

이 임무의 발걸음을 뗄 첫 번째 타자는 과장이었다.

직장 생활 중 첫 반성문 쓰기였다.


여자의 직감은 무섭다고 했던가. 아님 내 촉이 또 들어맞았던 걸까.

나를 부르는 과장의 입에서 무슨 얘기가 나올 지 나는 회의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

마치 무당이 이미 앞을 내려다보고 점 보러 온 사람을 상대하는 것처럼.

과장의 얘기는 의미 없이 한 귀로 듣고 반대쪽 귀로 흘려 나갔다.

머릿속에서는 어떻게 쓸 것인지 벌써 반절은 작성되어 있었다.

이 이야기를 내가 잊어버리기 전에 빨리 물질적인 형태로 적어 놓아야지만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우습게도 나는 그 순간에도 어떻게 글을 쓸 것인지 지 그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필이면 나는 글씨도 작게 쓴다. 과장은 이걸 알고 있었겠지

과장의 임무는 내게 종이 한 장을 주며 이 종이를 다 채우고도 한 장 더 추가로 더 적어오라는 것이었고


그는 자신의 역할을 직위를 사용해 완벽하게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