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첫 퇴사
‘퇴사를 해야 할까요 아니면 경위서를 써야 할까요?’
울면서 통화한 내용이다.
살면서 그렇게 울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때를 돌아보는 지금까지도
가족은 물론이고 왕따였던 나와 같이 놀아주던 AN들에게도 울면서 조언을 구했다.
사유서를 써야 하는 건지, 사직서를 써야 하는 건지
스물 네 살, 이제 경력 1년을 겨우 채운 원무과 사원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이미 완성한 경위서를 앞에 두고도 펑펑 울고만 있었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면서도 모르겠다. 잘못은 분명 있지만 내 노력도 분명히 있을 텐데. 왜 그건 몰라주지…?
고민 끝에 두 장에 걸쳐 쓴 수기로 쓴 경위서를 과장에게 제출했다.
어쨌든 그동안 내가 잘못한 일이니 내가 잘못을 인정하고 제출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 사유서의 효력은 정확히 딱 2주였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나는 다시 맘카페에 오르기 시작했다.
‘체온 측정하는 그 싸가지 없는 원무과 직원이 내 아기에게 침을 튀겼다’
라는 글과 그 글에 적힌 댓글이 가득한 캡처 사진 네 장을 보내 줌으로써
두 번째 타자였던 같은 원무과 직원 선임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차마 읽어 보지도 못하고 정신이 나가버린 멍한 그 상태 그대로 나는 과장에게 들어가 퇴사를 고했다.
뭐라고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고 했던가.
연예인들이 악플로 힘들 때 가장 큰 상처는 가족들이 그 악플들을 읽어서, 그게 더 상처가 됐다고 했다.
나는 읽을 용기도 없어 포기한 그 댓글을 내 어머니가 대신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읽으셨다.
자신의 카톡으로 사진 보내는 법을 알려 드리는 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나를 퇴사 시키려는 병원의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