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성격이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도움을 청하지 않았고, 가족에게 내 안의 고통을 털어놓지 않았다. 이러한 태도로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여 의욕을 잃고 우울해지곤 했다.
내 불안정한 감정으로 인해 남편과 아들에게 걱정을 끼쳤다. 그들은 내가 하루 종일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어느 날,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감당할 수 없게 되자 폭발했다. 배려해 주던 남편에게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거야"라고 소리쳤다.
남편이 상처받은 눈빛을 보며 미안함을 느꼈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 답답해서 사라지고 싶었다.
다음 날, 남편은 부드럽게 말했다. "네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네가 그렇다면 나도 힘들어. 심리 상담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네가 지난날의 빛나던 모습을 다시 찾으면 좋겠어."
남편의 말을 듣고 내가 얼마나 상처를 줬는지 다시 한번 깊이 느꼈다. 이후 심리 상담을 받으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 몇 달 후, 상담사가 더 이상 도움이 필요 없다고 말할 때 눈물이 흘렀다.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왜 30년이나 걸려서야 깨닫게 되었는지 후회스럽다. 희생하고 양보하는 것이 아닌,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임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