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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 Oct 02. 2018

뉴욕 Central Park, sheep meadow

뉴욕. 그 이름만으로 설레는 곳 - 첫번째 공원이야기.Part1

센트럴파크! 음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또야? 하며, 식상해할 수도 있다. 다들 너무 많이 들었거나 영화에서 보았거나, 아니면 한번쯤 가봤을 것이다. 그러나 센트럴파크를 빼놓으면 섭하니까?라는 생각에서 센트럴파크를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왜 센트럴파크가 뉴욕의 명소(명소라고 하니 뭔가 old-fashioned 느낌이 나지만, 뭐)인지는 sheep meadow를 가보고 알았다. 하.. 멋진 잔디밭!!!


sheep meadow는 주UN 대한민국대표부 인턴십 때문에 뉴욕을 두 번째로 찾았던 2015년 9월 말쯤 처음 가 보았다. 영화에서 보던 딱 그런 모습. 아니. 사진이나 영화보다 더 좋았다. 넓은 잔디밭에 공원을 둘러싼 멋진 오래된 건물들! 잔디밭 위에는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프리스비를 하며 운동하고 있는 금발의 hot guy 1과 2(프렌치 가이로 추정되는..), 무술을 연습하는 또다른 hot guy 3, 그리고 너무 귀여운 꼬마들, 썬탠하는 hot girls 등등이 있었다. 그냥 그 자체로 여유가 막 흘러 넘쳤다.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던 감성이 느껴졌다. 왜 서울에선 이런 느낌이 없을까 잠깐 생각했다.

핫 가이! 멋있었다.. 훗

물론 서울에서의 난.. 한강시민공원도 잘 안가니까?...

'뭐 서울의 팍팍함 때문이겠지' 했다가, '아 맞아 난 여행 와서 그래.' 라고, 위안 아닌 위안을 했다. 나 스스로도 서울에서는 여유를 느끼지도, 찾으려고 하지도 않았음을 깨달은 순간이기도 했다.


공원을 둘러보며 참 신기했던 모습은 잔디가 축축(전날 밤 내린 이슬 때문)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누워 있는 뉴요커들이었다. 나는 딱 앉자마자 '윽 차가워!' 이러면서 앉을 수가 없었는데. 그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그냥 배낭을 베개삼아 누워 자고 있었다! 오 마이 갓. 어떻게 이런 축축한 곳에서 낮잠을 잘 수가 있을까. 햇살은 너무 따스했지만.


잠깐 샛길로 빠지자면, 뉴욕에서는 이렇게 공원이나 계단 아무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화장실 칸에 들어간 사람들이 자기 백을 그냥 바닥에 놓는 걸 많이 봤다. 옷걸이로 쓸 고리가 있는데도 말이다. 백은 배낭이든, 명품백이든 가리지 않는다. ㅋㅋ 뉴욕 공중 화장실은 보통 우리나라 화장실처럼 문이 천장부터 바닥까지 꽉찬 사이즈가 아니라, 바닥부분에서 약 30센티가량 떠 있어서 순서를 기다리다 보면 사람들이 가방을 막 바닥에 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럴때마다 놀라곤 했었다. 다행인 것은 화장실 대부분이 깨끗한 편이었다는 것.


어쨌든 처음 센트럴파크 sheep meadow에 간 나는 같이 간 MJ언니(MJ언니는 앞으로 이야기에 많이 등장할 뉴요커 언니다. 나의 뉴욕생활을 완전하게 해 준 언니!)와 준비해간 돗자리 대용의 얇은 비닐과 천을 바닥에 깔고 누웠다. 비닐과 천 없이는 누워서 공원을 즐기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또 신기했던 모습은 꼬맹이들이 아무데서나 뒹굴고 노는 모습이었다. 옷에 흙이랑 잔디 지푸라기가 한가득 묻었는데도, 꼬맹이 엄마들은 흙을 털어주거나 호들갑떨며 혼내지도 않는다. 지저분하다고, 쥐똥 때문에 유행성출혈열의 위험성을 생각하면? 혼낼 만한데, 그 엄마들은 꼬맹이들을 자유롭게 놔두었다. 면역력 증강에 좋은 육아방식 같았다.

이런 저런 사람 구경도 하고, 무엇보다 누워서 보는 하늘,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 푹신한 잔디의 느낌. 이 모든 것이 머릿속에 생생하다. 그냥 누워만 있어도 좋았다.


왜 사람들이 센트럴파크, 센트럴파크 노래를 부르는지 그 때 알았다. 뉴욕같은 대도시 중심에 이리도 큰 공원이라니, 이리도 푹신한 잔디라니...!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때 이후 나는 뉴욕에 갈 때마다 센트럴파크에 가게 되었다. 산책을 좋아하는 나는 (자전거를 못 타서.. 라고는 말 못하겠다) 걸어서 다녔는데, 사실 센트럴파크를 속속들이 다니기는 힘들어서 어떤 날은 86가 호수쪽을 통해, 어떤 날은 컬럼버스 서클에서 올라가서 sheep meadow를 가곤 했다. 두 코스 모두 추천한다.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들은 센트럴파크 전체를 자전거로 다니면 너무 좋다. 강추.


그리고 센트럴파크에서 또 멋진 곳은 호수이다. 뉴요커들이 조깅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조깅하는 사람들은 항상 어디든 있다. 시내 한가운데도 레깅스 운동복 차림으로 다니는 뉴요커들이니. 그런 사람들을 보면 항상 아 나도 운동 열심히 해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쉽지 않은걸. 인턴생활 하며 매일은 아니어도 주말에 센트럴파크나 리버사이드(허드슨 강가)에서 조깅을 하는 것이 로망이었는데, 결국 산책만 하다 와서 항상 아쉬운 마음이다.

처음에 느낀 센트럴파크의 계절은 정확히' 3년전 가을'이었는데, 가장 최근에 다녀온 뉴욕은 한여름이었다. 7월말에서 8월초의 뉴욕은 어떨까 하는 기대감에,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가기로 급하게 결정을 하였는데, 역시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있었다. 썬탠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고 더운 날씨임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 나와서 피크닉도 하고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여름!만이 주는 발랄한 느낌이 강했다고나 할까.


나도 덩달아 준비해간 돗자리 대용 깔개를 깔아놓고, 반은 그늘이고 반은 햇빛이 비추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뉴욕 공립 도서관에서 새로 산 에코백을 베개 삼아 누웠다. 선글라스를 썼지만 태양을 바라보는 건.. 눈이 멀 지경이었다. 이상하게 외국에 나가면 햇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오존층 때문이겠지.


이렇게 누워서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있으면 잠이 솔솔 온다. 처음에는 공원에서 잠드는 것이 마냥 어색해서 잠이 안 왔는데, 자꾸 가봐서 익숙해지니 잠이 살짝 들 때의 그 평온함이 너무 좋았다. 만약 근처를 다니다가 너무 피곤할 때, 바닥에 깔아놓을 것만 있다면 잠시 공원에서의 10분~20분간의 짧은 낮잠은 피로를 줄여줄 것이다.  물론 곤충을 너무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공원에서의 낮잠은 불가능하겠지만. 나도 개미 같은 곤충을 너무 싫어해서 예전에는 깔개가 있어도 잔디 위에 앉아 있지 못했다. 그런데 자꾸 가다보니 그런 환경 자체가 익숙해져서 ‘뭐 툭툭 털어내면 되지’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만큼 공원 잔디밭에서의 휴식은 달콤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센트럴파크 주변에는 관람할 만한 박물관이나 갤러리가 꽤 있다. 물론 메트로폴리탄은 반드시 가봐야 할 곳! 동선을 짤 때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노이에 갤러리, 구겐하임 미술관 중 원하는 곳에 가서 열심히 관람을 하고 다음 코스로 센트럴 파크를 가면 박물관을 보고 난 후의 피로를 공원에서 풀 수 있다!


그리고 여름 특히 8월에 뉴욕을 방문한다면, 문화의 도시인 뉴욕 곳곳의 무료 문화행사를 즐겨야 한다! 센트럴파크에서도 무료로 영화제를 개최한다. 며칠에 걸쳐서 하는데, 우천시 취소되므로 아래 사이트에서 영화 제목과 취소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centralpark.com/things-to-do/activities/central-park-film-festival


센트럴 파크만큼 뉴요커들에게 사랑받는 곳은 없는 것 같다. 운동도, 피크닉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멋진 자연의 모습도, 무료 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곳! 그래서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곳!


모두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가 다녀온 거리, 장소가 영화에 나올 때의 반가움과 왠지 모를 짜릿함을! 뉴욕에 가기 전에 센트럴파크가 나온 영화 중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한편 정도 보고 가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센트럴 파크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참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들을 떠올려보자면, 세렌디피티, 어거스트 러쉬, 스파이더맨 3, 박물관이 살아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등이 있다. 그 중에 나의 베스트는 어거스트 러쉬!!!


뉴욕으로 떠나기 전, 뉴욕을 담은 좋은 영화 한편을 보고 간다면 한층 더 와닿는 여행이 될 것이라고 확신해본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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