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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 Oct 04. 2018

뉴욕의 커피 이야기

뉴욕. 그 이름만으로 설레는 곳. 두번째 커피이야기의 시작!

난 체질적으로 카페인에 약한 편이다. 어떨 땐 커피 먹고도 잠이 잘 오기도 하지만! 커피를 한 번에 한 잔 쭉 들이키거나 하루에 2잔 이상 마실 경우 교감신경이 너무 자극이 되는지 심장이 두근두근 하고 쓸데없이 하이퍼가 되어 재잘 재잘거리게 된다.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글을 쓸 때는 커피가 필수.


카페인이 잘 맞는 사람이 있다고들 하는데, 난 아주 잘 맞는 것은 아니지만 커피를 좋아하다보니 하루에 한잔씩은 꼭 마시곤 한다. 첫 직장에 근무할 때는 건물내에 있는 카페의 원두는 너무 탄 맛이 나고, 신선하지도 않아서 (너무 맛 없는 커피였다) 주말에 직접 원두를 사다가 핸드드립으로 내려 먹는 일이 많았고, 여름이 되어 날이 더워지면 커피 내리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콜드브루 원액을 사다가 놓고 물에 타마셨다. 그렇다. 나는 맛없는 커피를 먹을 바에야 먹지 않는다!!는 신조를 가졌다. 또한 양보다는 질을 중시한다.


처음 커피를 마시게 된 것은 대학생이 된 후였고, 가끔 마셨던 커피의 주 메뉴는 카페모카였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커피를 안마셨는데, 단지 커피 마시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엄마의 무서운(?) 말 한마디 때문이라기보다는, 커피 맛을 모르다보니 커피가 너무 지나치게 쓰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커피를 본격적으로 많이 마시게 된 것은 대학생활 시작하고 2~3년후였던 것 같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자니 커피가 땡겼던 것 같고, 저렴한 학교 자판기 커피나 카라멜 라떼, 바닐라 라떼 같이 달달한 커피를 즐겨 마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커피를 좋아한다고 할 수는 있어도, 커피 맛을 잘 알았던 것은 아닌 거 같다. 달달한 맛에 먹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때가 커피를 좋아하기 시작했던 때였다.


커피를 잘 모르던 시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벌써 약 10년 전의 일이다. 한번은 카페에 가서 메뉴를 보는데, 에스프레소 메뉴에 아메리카노가 있어서 시켰는데 맙소사! 정말 에스프레소가 나온 것이다. 작디 작은 에스프레소잔에 담긴 커피원액을 보면서 이걸 먹을 수 있을까 하며 용기를 내 한모금 들이켰다. 아니나 다를까 한약도 이것보다는 덜 쓰겠다 싶은 생각이 들며 마시는 걸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커피의 다양한 맛을 알게 된 것은 뉴욕 커피를 맛본 후 였던 것 같다. 원래 좋아하던 원두는 미디엄 로스팅에 신맛이 없는 부드러운 케냐, 콜롬비아산 원두이다. 그래서 처음 뉴욕에서 커피를 마셨을 때는 처음엔 너무 진하다고 느꼈었다.


그래도 파는 것이 다 그런 스타일이니 매일 출근길에 한잔씩 마시는 진한 라테에 익숙해져 갔고, 이제는 라이트한 커피는 오히려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커피 맛은 신맛이 많이 나지 않는, 진하고 바디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부드럽기까지한 고소한 맛이다. 바디감이라는 것을 커피 마시면서 느낄 수 있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바디감의 정체를 알게 된 후에는 바디감 약한 커피는 나에게 맛없는 커피가 되어버린 듯하다. 바디감은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마실 때 더 잘 느껴지는데, 가볍게 목을 넘어가는 느낌이 아니라 입안 가득히 묵직히 전해져오는! 그런 느낌이다. 좀 촌스럽게 표현을 하자면, 음 걸쭉한 국물의 느낌이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신맛을 좋아하는 비율이 적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역시 난 한국인 입맛임을 여기서 다시 확인. 그래도 신맛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살짝 신맛이 나는 것이 더 맛있게 느껴지니까.. 신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의 추천이 다소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모두 유명하고 사랑받는 커피 브랜드이니 과감하게? 추천해보려 한다.


뉴욕에서 마시는 커피의 매력은 특별하다. 라테의 경우 우유와 원두의 조화가 중요한데, 앞으로 언급하는 카페들은 그런 점에서 너무 맘에 든다. 참고로 뉴욕에 가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스타벅스 말고 다른 다양한 카페의 커피를 시도하길 바란다.


덧붙여 우리나라에도 정말 신선하고 맛있는 원두를 쓰는 가게가 많아졌다. 내가 좋아하는 고소하고 진한 커피를 파는 곳들도 많아져서 단골집들도 서울 곳곳에 생겼다. 서울 커피맛도 최고인 곳이 많아서 뉴욕 커피와 함께 소개해 보고 싶다.


다음 편에 계속!


*커피 이야기 뿐만 아니라 공원 이야기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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