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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GN Mobility Oct 06. 2022

자동차 옵션 구독제, 과연 옳을까? ②

자동차 옵션도 '구독'할 수 있다?




자동차 옵션 구독제, 과연 옳을까? ①을 보고싶다면?
https://brunch.co.kr/@align-mobility/26


 최근 자동차에 탑재되는 옵션 사양을 월 혹은 연 단위로 구독하는 옵션 구독제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자동차 옵션 구독제’는 열선, 전자제어 서스펜션 등의 기능을 차를 생산할 때 미리 탑재해두고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독자에 한해서만 해당 옵션을 사용하도록 자동차의 성능을 제한함으로써 구현되는 서비스입니다.

 자동차 옵션 구독제는 옵션을 필요한 시기에만 구독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구독형 옵션이 적용된 차량의 모델 가격이 올라가고, 장기간 구독할 경우 기존에 옵션으로 들어갔을 때보다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죠. 소비자들은 하드웨어를 설치해놓고 구독자에게만 기능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글에서 자동차 옵션 구독제의 개념과 전반적인 서비스 형태에 대해 설명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지난 글에 이어 자동차 옵션 구독제의 기술적인 원리와 시장성과 관련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동차 옵션 구독제에는 어떤 기술이 사용될까?


 먼저 제조사에서 주로 구독제를 실시하는 옵션에는 어떤 기술이 활용되는지 간략히 알아볼까요? 크게 소프트웨어 분야와 하드웨어 분야로 나눠지는데, 전자인 소프트웨어 분야는 주로 자율주행과 관련된 기능들입니다.


소프트웨어

 테슬라는 FSD(full self driving)기능을, GM은 울트라 크루즈 기능을, 볼보는 라이드파일럿 기능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독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세 기능은 전체적으로 사용자의 감독 하에 사용가능한 반자율주행 기능으로써, 카메라와 라이더, 기타 센서 등의 하드웨어와 각 제조사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반자율주행 옵션을 사용하므로 반자율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센서들은 자동차에 기본적으로 탑재되어있고, 사용자가 구독료를 지불한다면 소프트웨어가 해당 기능을 활성화시킵니다. 


하드웨어

@Autoblog

 벤츠의 리어 엑슬 스티어링은 자동차의 전륜 뿐만 아니라 후륜까지 함께 조향하여 차가 회전할 때 회전 반경을 줄여 운동성능을 향상시켜 주는 기능입니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는 유압과 차동기어를 이용해 후륜을 조향시키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전자식 후륜 조향 기능이 개발되어 전기차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이때 후륜을 조향시키는 각이 클수록 이점이 커지는데, 벤츠의 전기차에서는 후륜의 조향각을 옵션 구독제를 통해 제한하고 있습니다. 즉 사용자가 더 뛰어난 운동성능을 원한다면 후륜 조향 옵션울 구독하면 되는 것입니다. 

 열선시트는 전류가 흐르면 한쪽은 차가워지고 다른 쪽은 열이 발생하는 열전소자에 전류를 흘려 작동시킵니다. 열선도 자율주행 기능과 비슷하게 옵션을 구독하면 시트 안에 있는 열전소자에 전류가 흐르도록 허용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어댑티브 M서스펜션은 능동형 롤 스태빌라이저와 전자식 토크 배분 기능, 후륜 조향 기능이 포함된 BMW의 고급 옵션입니다. 능동형 롤 스태빌라이저는 자동차가 주행하면서 받는 힘들을 센서가 감지하고 컴퓨터가 계산해 전자부품을 통해 롤링 현상을 억제하는 기능입니다. 전자식 토크 배분 기능도 이와 흡사하게 센서가 파악한 주행 환경에 적합하게 네 바퀴에 토크를 배분해주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후륜 조향 기능은 벤츠의 사례와 비슷합니다). 이러한 기능들 역시 모두 전자식으로 작동하기에 옵션 구독제를 통해 성능 제한이 가능합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실행하고 제어하는 컴퓨터, ECU

@topllaves.com

 ECU는 자동차의 전자 부품들을 제어하는 자동차의 뇌 격인 부품으로, 기존의 내연기관차에는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부품이 적었기에 성능은 부족하지만 싼 가격의 ECU를 사용했지만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고 보다 복잡한 전자제어 기술들이 등장하면서 자동차 안에 탑재되는 ECU 이외의 컴퓨터의 수도 늘어나고, 컴퓨터 자체에도 더 높은 성능이 요구되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면 자동차에 컴퓨터가 여러 대가 들어가기에 반도체를 구하기도 힘들어지고, 더 높은 성능의 컴퓨터를 탑재하려면 그만큼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제조사들의 고민이 더욱 커졌는데요, 테슬라에서 사용하는 통합형 ECU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자율주행 기능을 수행하려면 이미지 처리나 차량 전자제어가 어려운 현재 내연기관차 수준의 ECU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컴퓨터가 필요하게 되었기에 이미지 데이터 처리, 통신, 제어, 차량경보 등의 모든 기능의 통합된 ECU를 제조사들도 찾게 된 것입니다.

 테슬라가 아닌 기존의 완성차 회사들은 주로 협력업체를 통해 반도체 물량을 관리했지만, 테슬라는 통합형 ECU와 수직통합형 물류 관리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피해갈 수 있었고 소비자가 원하는 즉시 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되어 매출에서의 타격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즉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뿐만 아니라 차량 플랫폼 같은 다른 부품도 협력사보단 수직통합형 네트워크로 관리하도록 생산방식을 변경하는 현 상황에 통합형 ECU는 피할 수 없는 트렌드라고 읽혀집니다. 또한 옵션 구독제를 실행하는 경우 모든 제어용 컴퓨터가 기본적으로 차량에 탑재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싼 ECU가격이라는 초기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통합형 ECU대량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과 생산라인 축소 및 단순화를 통해 얻는 편익이 더 클 것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옵션 구독제, 생산 비용에서 추가 요구금액이 있을까?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 자동차 옵션 구독제 운영은 득(得)일까요, 실(失)일까요? 지금부터는 자동차 옵션 구독제의 시장성과 관련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글로벌이코노믹

 자동차에 구독형 옵션을 적용할 경우 차량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모두 탑재하여 출고해야 하는데, 구매자가 선택한 옵션에 따라 필요한 부품만 조립하는 기존의 생산 형태와는 상당히 다르죠. 각 차량에 하드웨어가 모두 탑재되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 추가 요금이 발생하겠지만, 기업 입장에서 자동차 옵션 구독제 운영은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기본 모델에 들어가는 부품이 많아진다고 하더라도 모든 차량이 동일한 사양을 탑재한다면 생산 단계에서는 물리적으로 바꿀 수 없는 하드웨어, 가령 휠이나 내·외장 사양 정도만 신경쓰면 됩니다. 또한 생산 라인이 축소되면서 부품 관리와 조립 오류 등의 부담이 사라지기에 비용 절감까지도 가능합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지불하는 옵션 가격에 비하자면 하드웨어 가격은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대당 생산 단가 크게 상승하지 않습니다.


 자동차 옵션 구독제 운영이 가져오는 이익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자동차 제조사에게는 ‘옵션 구독료’라는 새로운 고정 수익원이 생기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신차 판매와 애프터세일즈(A/S)가 기존 자동차사 수익원의 전부였다고 한다면, 소비자가 정기적으로 지불하는 옵션 구독 비용이 새로운 수익원이 되는 것입니다. 차를 판매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수익을 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매일경제

 지난 4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자율주행 등의 각종 구독 서비스 채택률이 전체의 30%에 이르면 완성차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11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테슬라를 포함한 글로벌완성차 회사 12곳의 연간 영업 이익을 합한 것(1090억달러)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자동차 옵션 구독제가 대중화될 경우,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 구독 서비스가 차량 판매 이후의 수익을 책임지는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해당 기능의 MSRP, 권장소비자가격은?


BMW는 7월 국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열선시트 등 일부 편의사양의 월 구독 상품을 안내했습니다. 

@bmw.co.kr

 1개월 기준 구독료는 운전석·조수석 열선시트 2만4000원, 열선핸들 1만3000원, 하이빔 어시스턴트 1만1000원,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는 5만1000원으로 책정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년 기준으로는 운전석·조수석 열선시트 23만원, 열선핸들 12만원, 하이빔 어시스턴트 11만원,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51만원입니다. 기간 제한 없이 해당 옵션을 계속 이용하는 조건으로는 운전석·조수석 열선시트 53만원, 열선핸들 29만원, 하이빔 어시스턴트 24만원,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113만원입니다.     

 또한 EQS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의 연간 구독료는 489유로(약 65만원)로 책정됐습니다. 구독 서비스가 없는 벤츠 S클래스에서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을 옵션으로 추가하면 가격이 1550유로(약 205만원·유럽 기준)입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 FSD(Full Self Driving)를 사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는 미국서 월 199달러입니다. 연간 2388달러(약 311만원)로, 이 패키지를 완전히 구매하는 가격은 1만2000달러(약 1563만원)입니다.


 외제차인 테슬라, BMW의 경우는 일단 유명 브랜드의 자동차를 사되, 옵션은 최소한으로 해놓고, 각자의 환경에 맞춰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면, 해당 브랜드의 차량을 사용할 수 없던 여건의 사람들까지도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매달 구독료를 내면서 자동차 가격은 그대로라면 어떤 소비자가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할까요? 리서치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츠의 수석애널리스트인 아부엘사미드 연구원은 "자동차 업체들이 구독료를 상쇄하기 위해 신차 판매 가격을 낮춰야 한다"며 "신차 가격을 낮추거나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려는 옵션들을 줄여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IT·전자 사업과 비교해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독서비스 흐름은 피해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이뤄지길 바라며, 자동차의 경우 인명과도 직결되는 만큼 안전 관련 부문은 손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옵션 구독제를 반길 사람과 반기지 않을 사람


그렇다면 어떤 소비자가 자동차 옵션 구독제를 반길까요? 혹은 싫어할까요?


 먼저 김유경님은 사회초년생이지만 흔히 말하는 “벤츠 오너”, 즉 좋은 차를 소유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판매하는 차량들은 트림이 아무리 다양해도 기본 트림에는 열선시트나 후방감지센서 등의 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유경님은 “해외에서 구매할 땐 깡통부터 시작하던데. 깡통이어도 좋으니 좋은 차 갖고 싶어.”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즉 젊은 층, 구매에 있어서 한계가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초기 구매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로 옵션에 대한 고민이 클 것입니다. 이에 대한 허들을 낮출 수 있는 게 바로 자동차 옵션 구독제이겠죠.


 반면에 운전에 능한 기성세대 사용자인 이용범님의 경우엔 어떨까요? 비교적 젊은 층은 공유 모빌리티나 PM을 많이 이용하며 모빌리티를 공유한다는 개념을 어느정도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성세대라면 자동차를 사회적 지위와 연관시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자동차가 편리한 것인지를 따지는, 즉 가족 소유의 개념으로도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전자의 경우보다 자동차의 안전성과 편리함을 따지게 됩니다.

 동시에 이 사용자들은 본인에게 필요한 옵션이 뭔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운전을 20-30년 가량 해본 사용자가 대부분일테니까요. 즉 옵션을 이것저것 경험해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러한 사용자는 자동차 옵션 구독제를 그닥 반기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가적으로, 옵션 구독제가 자율주행 기능 도입에 따라 예상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성장에 대비하려는 의도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내비게이션도 잘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능하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차량 내부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도 구독제를 사용하지 않음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두 편의 글을 통해 자동차 옵션 구독제의 도입 배경과 자세한 내막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글을 적기 전까지만 해도 필자들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옵션 구독제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저런 핑계로 구독료를 받는 것은 말도 안된다.', '회사가 돈독이 올랐다.’는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할 수 있다는 회사의 속사정과 옵션 구독제를 오히려 선호할 수 있는 소비자층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대중들의 상식과 타협만 된다면 구독제가 도입되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안전과 관련된 부분이나 열선, 통풍시트처럼 소비자들이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옵션들은 구독제에 대한 반발이 클 수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후륜 조향이나 어댑티브 서스펜션 등의 고급 기능은 구독제를 통해 판매하는 것도 어떨까라는 생각을 필자들은 가져봅니다. 아무쪼록 소비자와 기업 간의 좋은 타협점이 찾아지길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새로운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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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지윤, 전혜린, 최호빈, 홍수현 (MS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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