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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고 쓰는 윈디웬디 May 09. 2024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강이』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강이』는 작가 가족들이 실제 키웠던 반려견의 이름이라고 한다.
그림책은 '첫눈처럼 왔던 강이에게'라는 헌사 페이지로 시작된다.   
                           

케이지에 갇혀 학대받던 유기견 '강이'가 우여곡절 끝에 작가의 집으로 오게 되었고, 이름 없는 '검은 개'에서 '강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작가의 두 아이들 이름이 '산'과 '바다'인 점을 감안하면, '강이'는 이제 아이들의 동생이자, 가족이 된 셈이다.
             



이수지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2022년에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며 세계가 인정하는 그림책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녀가 그린 그림책 『강이』 속 장면들은 역동적이면서도 섬세했다. 오일 파스텔을 활용해 크로키 형식으로 표현된 강이와 아이들의 움직임은 한 권의 사진 앨범을 보는 듯하다.
 
그림책을 읽어 가다 보면 독자들도 '산'과 '바다', '강이'와 함께 신나게 놀이에 동참하는 기분이 든다. 또 멀리 외국으로 떠난 아이들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강이'의 표정과 몸동작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세월이 흘러 여느 반려견들처럼 노견이 된 강이에게도 가족들과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림책 끝부분 몇 페이지에만 하늘색이 등장하는 것을 제외하면 모두 흑백으로만 그려진 그림책이다. 하늘색이 어떤 의미일지 독자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다. 

작가는 '강이'에 대한 가족들의 그리움과 애정을 그림책 속에 듬뿍 담아냈다. 이 그림책은 강이에 대한 '추모'이자 '작별 인사'인듯하다.                           


적지 않은 페이지 분량(80쪽)의 그림책이지만 글자 수가 많지 않고, 배경 없는 흑백 그림이 워낙 선명하고 생생하여 어린아이들도 몰입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책 『강이』는 동물권과 동물복지에 대해 생각하게 할뿐더러,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경험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사해 줄 그림책이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마음, 그것을 그림으로 구현하는 섬세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여러 번 읽을수록, 토론으로 이야기 나눌수록 감동이 더해지는 그림책 『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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