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누구나 문제 부모가 될 수 있다
"모든 인간에게는 평생 쓰고 죽어야 하는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
어떤 사람은 그 지랄을 사춘기에 다 떨고,
어떤 사람은 나중에 늦바람이 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죽기 전까지는 반드시 그 양을 다 쓰게 되어 있다."
-김두식 교수의 『불편해도 괜찮아』중에서-
김두식 교수가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책에서 언급한 '지랄총량의 법칙'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럴 수 있겠다고 고개를 끄덕이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온순한 사람은 평생 온순하기만 하더라. 타고난 성격이 저마다 다른데 그게 무슨 소리야.'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지랄총량의 법칙'을 처음 들었을 때 왠지 모르게 반가웠습니다. 이 법칙으로 사춘기 자녀를 바라보니 한결 마음에 여유가 생기더군요. 누구에게나 평생 부려야 할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고, 그 지랄을 어떻게든 다 부리고 가야 한다면 차라리 반항과 엇나감이 전매 특허인 사춘기에 충분히 부려주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뒤늦게 방황하거나 늦바람이 나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으니까요.
‘지랄총량의 법칙’을 '사춘기, 지랄총량의 법칙'으로 응용해 보았습니다. “모든 청소년은 어른이 되기 위한 성장과정에서 반드시 부려야 할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 그것을 충분히 발산하고 부린 아이는 성숙한 어른으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지만, 제대로 발산하지 못한 아이들은 뒤늦게 사춘기를 겪거나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가 사춘기를 맞아 반항과 짜증을 부리고 부모의 간섭을 거부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반가워해야 한다. 야단치고 윽박지를 일이 절대 아니다. 자녀는 지금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독립전쟁을 치르는 중이기에 부모가 먼저 마음으로 응원하고 지지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정의해 보았습니다.
사실 말은 쉽지만 자녀의 반항을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는지, 갑자기 말문을 닫아 버리고 방문까지 걸어 잠근 자녀와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스마트폰이나 PC게임에만 빠져 있는 아이를 보면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어떻게 참아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사춘기 자녀를 둔 집집마다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그 어떤 부모도 자녀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어그러지기를 원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자녀를 내 마음대로 따라오게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그 마음을 내려놓지 않으면 누구나 관계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사춘기가 찾아왔다는 것은 지금까지 어른과 아이의 관계였던 부모 자식 사이가 점차 어른과 어른의 관계로 변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독립된 어른에게는 잔소리가 모욕이고, 자존심 상하는 일일 것입니다.
모르면 누구나 문제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가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는 일은 자녀의 사춘기 특성에 대해 공부하는 일입니다. ‘10대의 부모로 산다는 것’과 ‘중2병의 비밀’의 일독을 권합니다. 사춘기 부모의 심정과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을 눈물로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법칙은 그 법칙을 무력하게 하는 예외가 존재합니다. 자녀의 성장통을 이해하는 부모의 배려는 사춘기 자녀의 지랄총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태풍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건강하고 안전한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