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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만송이 Aug 23. 2023

책이 필요한 순간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 김영건>







어느 순간 동네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진 서점들. 몇 개의 큰 서점들만 살아남은 요즘,


간간이 예쁜 서점들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증샷을 찍어 예쁘게 사진을 올리는 그곳들 사이에서 3대째 서점을 운영 중인 속초의 동아서점 대표 김영건은  서점지기를 자처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책의 내용에 녹여 다정하게 글을 썼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찾아가 보고 싶은 서점이었으며 그가 언급한 책들은 도서관에서 찾아봐야 할 것 같았다,







저는 서평이 아니라 독서 생활문이라고 부릅니다



나는 아직도 내가 쓰는 글의 정체를 모르겠다. 서평 같기도 하고 요약문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주절주절 내 마음만 써댈 때도 있고. 독후 에세이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독서 생활문도 괜찮은 것 같다. 나의 생활을, 나의 생각을 녹여 책과 함께 써내는 글이라니. 참으로 매력적인 글이었다. 실은 나도 이렇게 쓰고 싶었는데 이렇게 쓰기에 나의 경험과 독서량 그리고 글쓰기 연습은 한참 부족해서 반성해 보기도 했다.



자신의 고민과 곤궁, 내면의 성장 등을 책과 함께 이야기하다 보니, 저자는 책이 얼마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실험 보고서라고 말했다. 이 책을 읽고 집안에 있는 책을 펼쳐보고 서점이라도 찾아가게 된다면 더없이 기쁠 거 같다는 저자는 세상의 모든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서점지기



저자의 애틋한 책 사랑은 서점을 찾는 사람들에게까지 이어진다. 이 좋은 책이 누군가에게 읽혔으면 하는 바람으로 심사숙고해서 선별한 책들을 정갈하게 배치하고 소개한다. 한주에 나오는 신간이 1000권이 넘다고 하니 그 많은 책들 사이에서 50여 권을 선별한다는 것은 내공이 필요한 일이다. 



서점에서 만난 그 책이 누군가의 마음 깊숙이 
'내가 찾던 그 책', '내가 읽고 싶던 그 책'으로 
각인되길 바랐다.



그는 더 많은 것들 사이에서 더 적은 것들을 골라 서점을 지키며, 책들의 과잉 속에서 누군가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도록, 서점이라는 세계를 지키는 사람. 그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서점인생



저자의 서점은 가족사업이었다. 아버지가 하던 서점을 그대로 물려받아 아버지의 손길을 그대로 간직했고, 어머니는 서점 주위에 있던 도로변을 가꿔 메리골드 거리를 만들었다. 불모지였던 그 땅에 비료를 섞고 물을 끊임없이 주며 꽃들을 키웠는데 나중에는 그 씨들이 멀리멀리 퍼져 곳곳에 메리골드가 피는 골목을 만들었다. 



서점을 하며 결혼을 하였고 아내는 동아서점체를 만들 정도로 열정을 다했다. 환경문제를 생각하는 마음이 커서 한 장의 종이도 허투루 버리지 않았다. 부부다 보니 의견이 안 맞아 언성이 높아질 때도 있지만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배기니까. 일시적 문제를 길게 끌지 않는 그들이라 힘들지만 화목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만들어 낸 곳이, 차곡차곡 추억을 만들어 낸 곳이 이곳 동아서점이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어김없이 문을 열었고 서점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다정하기 위해 노력했고 좋은 책들을 소개하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많은 글을 썼다. 그의 삶에 작은 문제가 생기거나 마음에 구김이 생기면 책을 들춰보거나 책 속의 문구들을 기억해 냈다. 그렇게 그는 정말 책에 녹아들 아고 있었다.




가고 싶은 그곳 



책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얼마 전엔 서울에 문구점이 가고 싶더니 이번에는 서점이 가고 싶다. 속초에 있는 서점이라고 하니 여름휴가를 잡아봐야 하는 것일까. 낡은 소파에서 인증샷도 남기고 주인장에게 책 추천도 해보고 싶게 만들었다. 


분류를 해놓은 책 들이지만 분류 덕에 빛을 못 본 책들이 많으니 산책하는 것처럼 책 사이를 둘러보라던 저자의 말대로 서점 어디 구석에 앉아 제목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싶었다. 이 정도면 저자의 책은 성공적이다. 


그의 목적이 달성했으니 말이다. 그가 소개한 책 몇 권을 적어놓았다. 블로그에 적기 위해 혹은 어딘가 남기기 위해 읽는 책이 아니라 내가 정말 보고 싶어서 읽는 책을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책들의 바다 속에서 뭔가 생각하고 싶고 하고 싶게 만드는 책을 만날 때마다 반갑고 고맙다. 

오늘은 도서관에 꼭 가봐야겠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서점의 책 향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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