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건너는 철쭉 분재에 대하여

조용한 월동에 대하여

by lemoni

겨울이 오면 화분 앞에 서는 시간이 조금 늘어난다.
무언가를 더 해주기보다는, 괜히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된다.
철쭉 분재도 그렇다. 잎은 그대로인데, 계절만 달라졌을 뿐인데
괜히 마음이 쓰인다.

“이렇게 둬도 괜찮을까.”
“너무 추운 건 아닐까.”

철쭉 분재의 월동은 사실 복잡하지 않다.
다만 서두르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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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은 겨울에 쉬고 싶어 한다

철쭉은 겨울이 되면 성장을 멈춘다.
겉으로 보기엔 여전히 푸르지만, 안에서는 조용히 숨을 고른다.

이 시기에 너무 따뜻한 곳으로 옮기면
철쭉은 계절을 헷갈린다.
봄에 피워야 할 힘을 겨울에 써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철쭉의 겨울은
춥지 않지만, 따뜻하지도 않은 곳이 잘 어울린다.


차갑지 않은 겨울자리

철쭉 분재가 가장 편안해하는 겨울 온도는
영상 0도에서 5도 사이.

베란다 한켠,
바람이 직접 닿지 않는 실외,
난방을 하지 않는 현관 같은 곳.

사람에게는 조금 서늘한 자리지만
철쭉에게는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실내로 들이는 순간은 조심스럽게

기온이 오래 영하로 떨어질 때는
어쩔 수 없이 실내로 들이게 된다.

하지만 실내라고 해서
아무 데나 두는 건 아니다.

난방기 옆은 피하고,
햇빛이 드는 창가 쪽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

철쭉은 여전히 빛을 필요로 한다.
겨울이라고, 어둠 속에 두어도 되는 건 아니다.


물은 줄이고, 끊지는 않는다

겨울의 물주기는 늘 고민스럽다.
너무 주면 문제고, 안 주면 더 문제다.

흙이 완전히 말랐을 때,
기온이 가장 높은 오전 시간에
조심스럽게 물을 준다.

이 계절의 물주기는
성장이 아니라 유지를 위한 것이다.


겨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겨울철 철쭉 분재에게
비료는 필요 없다.

무언가를 더 해줘야 할 것 같을 때,
사실은 가만히 두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 되기도 한다.

봄에 새순이 올라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시간.


추위보다 무서운 건 바람

철쭉 분재 월동에서
진짜 조심해야 할 건 찬바람과 서리다.

기온보다,
바람이 직접 닿는지가 더 중요하다.

화분을 땅 가까이 두거나
부직포로 화분만 살짝 감싸주는 것만으로도
겨울은 훨씬 부드러워진다.


가끔, 아주 가끔 바라보기

월동 중인 철쭉은
많은 관심을 바라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지나가다 한 번.

잎이 너무 마르진 않았는지,
흙이 과하게 젖어 있진 않은지.

그 정도면 충분하다.


겨울을 잘 보낸다는 것

철쭉 분재의 월동은
무언가를 해내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조용히 지나가는 계절에 가깝다.

겨울을 무사히 건너야
봄에 꽃을 피울 수 있다.

지금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서는 다음 계절을 준비하고 있다.

철쭉 분재도,
어쩌면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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