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의 가치와 값어치의 무게

by Alis Jang

회사 앞 베이커리에서 파는 오백 원짜리 크기의 두바이 쫀득 쿠키의 가격은 6500원이었다. 1인당 2개만 살 수 있다는 개수 제한 팻말에 점심시간마다 구내식당에서 허겁지겁 밥을 먹고 뛰어갔다. 꽤 잘 팔린 모양인지 그다음 날에는 조금 더 크기를 크게 만들어 만 원짜리 두쫀쿠도 팔고 있었다.



그 작은 초코볼 같은 것을 한입 베어 먹을 때마다 3천 원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소중한지 입에서 사라지는 모든 순간순간이 소중했다.


그렇게 두어 번 경험을 하고 나니 금세 아는 맛이 되어 버렸고 역시나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진 건지 "이제 개수제한 없습니다."라는 말을 들은 이후로는 발길을 끊게 되었다. 만약에 3000원에 판다고 하면 한번 더 가볼까 싶다가, 다시 2000원에 판단고 하면 뭐 먹어도 좋고 안 먹어도 상관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주말이면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카페를 방문하였다. 까페라떼 6800원, 케이크류는 7800원. '예상보다 가격이 센데?' 생각했지만 이왕 들어온 거 내가 생각한 가격과 맞지 않다고 그 자리에서 문을 닫고 나가기에는 너무 민망한 거지...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주문을 했다. 분명 따끈따끈한 라테를 마시며 차가운 몸을 녹이고자 들어간 건데 라테는 커피 위에 흰 우유를 그대로 부었는지 차가웠고, 테이블은 수평이 맞지 않아 덜그럭 거렸다.



온갖 소음을 뒤로한 채 커피숍을 나오자 옆에 독립 서점이 있었다. 책이 많지 않아서 취미로 책방을 하시는 건가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정성 들여 큐레이션을 해 놓으셨고 오가는 손님들마다 모두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에 책을 사랑하는 사장님이시구나 생각했다.


사고 싶은 책의 정가는 15600원, 물론 대형 서점 사이트에서 구매하면 이것보다는 저렴하겠지? 포인트도 적립되겠지? 책 하나를 구매하기 위해 온갖 서적을 뒤적거리며 머릿속으로 비싼 건 아닌지 몇 번이고 셈을 하고 있자니 방금 전 순식간에 꿀꺽하고 없어진 커피와 케이크가 떠올랐다.



'이 책 한 권을 읽는데 다 읽는 시간은 적어도 일주일은 되겠지? 그리고 나중에 두고두고 문장들을 찾아볼 수도 있고, 이 책을 읽은 채 하며 수없이 언급할 수도 있고, 몇 가지 이익을 셈하고 나서야 책을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제목만 가지고 지금 당장 인터넷으로 찾아서 구매할 수도 있었지만 지역 상권에 이바지한다는 뿌듯함을 차액에 넣고, 서점 사장님의 정성까지 포함한다면 크게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며 기꺼이 카드를 꽂았다.



비뚤배뚤 하게 설킨 털실이 기다랗게 이어진 목도리 뜨는 사진을 친구가 보내왔다. 덜 감동스러워하자 이 실이 캐시미어 라며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고 했다. 그냥 캐시미어 목도리를 하나 사는 것보다 비싸냐고 하니깐 그렇단다. '그러면 그냥 목도리를 하나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이렇게 이성적인 조언을 하기엔 얼마 전 확 김에 남들 따라 산 내 주식은 과연 이성적인 판단이었나?라는 생각이 들어 "네가 좋다면이야 따뜻하겠네."라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인간의 기준이란 얼마나 자기 멋대로인지 때때로 웃기고 환장하는 코미디의 연속인지, 비이성적인 것들 의 총체인지 눈치껏 비밀로 해주었으면 한다.


두바이 쫀득 쿠키가 초코파이처럼 흔했다면 이 엄동설한에 줄을 서며까지 먹으려고 했을까? 두쫀쿠도 둥절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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