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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s Jang Aug 28. 2020

글을 쓰는 순간

행복했을 때의 감정은 참 단순해서 '오늘은 참 행복했다.’ ‘너무 즐거웠다.’ ‘너무너무 행복했다.’ 이런 것들을 문장이랍치고 겨우 적어 놓고 달리 쓸 말이 없었다. 행복의 바다에 헤엄을 치고 있는데 삶이 아름답다는 형용사 외의 더 다른 덧붙일 말들은 필요치 않았다.


힘들 때는 그저 모든 것이 귀찮았다. 감히 무엇을 시도한다는 것조차, 어떤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도 큰 에너지를 요구하는 일이라 거기까지 닿을 여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아마 몇 줄을 남겨 놓았을지라도 부끄러웠을 것이다.


만약에 글을 쓰고 싶은 순간이라는 게 있다면 몸과 영혼을 깎아 글을 쓰지 못하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이 아니라 게임을 하다가 하트가 모자란다거나, 만원 지하철을 비집고 들어가서 한숨 돌릴때,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모르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순간들처럼 불현듯 이었으면 한다. 


그러니깐 행복할 때는 행복하니깐 말고 불행할 때는 불행하니깐 말고 아침에 할 말이 떠오르면 눈 비비고 아무렇지도 않게 펜을 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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