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인도를 가면서 가지고 간 짐은 8kg이었다. 짊을 추가로 신청하지 않아 가볍게 메고 가는 배낭 1개, 그리고 요가매트가 전부였다. 이 중에 요가 매트는 2kg이었고 추운 겨울에 떠나니깐 옷을 몇 겹 껴입을 수 있다며 세네번 겹쳐 입고는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
인도에서는 흙 위를 맨발로 걸어 다니기도 하고 예쁜 원피스를 사 입기도 하였다. 인도 생활이 몇 개월 익숙해지자 태국으로 떠났다. 몇 개의 짐은 버리고 몇 개의 짐은 더했지만 가방 안에 모두 넣을 수 있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태국으로 놀러 가서 우리는 매일같이 시장 구경을 하며 한국에 있는 엄마, 이모의 선물을 골랐다.
긴 여정 끝에 한국으로 돌아온 친구는 무작정 제주도에 배낭을 풀었다. 그동안 사는 곳이 몇 번 바뀌었지만 사계절을 꼬박 살아냈다.
짐을 챙길 때마다 이 이야기를 생각하면 그렇게 큰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몇 개를 넣으려다가 다시 내려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