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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s Jang Oct 23. 2020

어떤 만남

광화문 근처 커피숍에서 우연히 창밖으로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부서지는 구름을 보며 참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마침 친구의 SNS 피드에서 같은 구름 사진을 발견하고 혹시 근처에 있으면 오랜만에 만나자고 몇 년 만에 굉장히 쑥스러운 전활 걸었고, 세상에 구름 때문에 만나지기도 하는구나 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친구와는 초중고등학교를 같이 나오고 심지어 다른 대학교를 다녔지만 주말마다 만났던 사이였다. 직장에 들어가고 시간이 훌쩍 지나 이제는 일 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들어서 가끔 안부를 전하게 되었지만 오랜만에 봐도 여전히 반가웠다.  



하지만 지금도 어제의 일처럼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나누었던 이야기가 생생하게 기억난다는 이야기는 차마 하지 못했다.


원래는 우리가 어른인 게 진짜 현실이고 지금 이 순간은 옛날을 회상하는 장면이었으면 좋겠어.


가끔씩 신호등을 건널 때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눴던 우리가 너무 생경하게 떠오른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이렇게 순식간에 일어난 신기한 일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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