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2018-05-24

by a little deer
이것은 인간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갈망 가운데 하나, 바로 자신을 제대로 봐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갈망을 충족시킵니다. p.55.


제목이 책과 아침인데 오늘은 어째서 책 사진밖에 없지요. 집에서 나가기 직전 바닥을 긁어 모아 피넛버터 한 숟가락, 그리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커피우유를 사 먹어서 그렇습니다. 밤잠을 너무 못 자서 패턴을 바꿔보려는 극단의 조치로 아침 일찍 영화를 봤기 때문. 어쨌든 거르지 않았다, 잘했어 나야. 영화가 끝나고 굿즈에 당첨되어 퍼즐을 받았는데(이런 거 당첨 잘 되더라, 오예 럭키, 그렇다면 로또나 사볼까) 이따가 잠 안 오면 다 맞추어버릴 테다.

냉우동으로 점심을 먹고 커피를(날씨가 오늘은 아이스 바닐라 라테라고) 마시면서 별별 이야기를 다 했다. 어젯밤 '낙태죄 폐지에 반대 의견을 개진한 법무부 장관' 때문에 타임라인이 시끄러웠다는 말로 시작해 여자 둘의 수다는 그야말로 일파만파. 흰머리부터 섹스며 여행이며 인간관계며 장례식까지 시시콜콜한(?) 얘기를 실컷 떠들고 났더니(우린 이걸 종종 '입 턴다'라고 저렴하게 표현해본다) 속이 다 시원하다. 시끌벅적한 카페로 가길 잘했네, 이제야 생각이 든다.

내가 "말을 듣지 않고,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그렇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었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자주 그럴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모욕적이라 생각해서 화도 났고, 진짜 그런가 자기반성과 고민에도 빠졌고, 오해라고 변명할 기회가 없어 답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면서 또 배우기도 하는 것이다. 달리 어쩌겠는가. '제 부족한 면이죠. 판단하고 재단하려는 자아를 버리고 가끔 사납게 달아오르는 것을 자제하려고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선생님이 보여준 연민과 겸손으로 더 깊이 들어가야 합니다. ~ 오로지 나이 들고 고통받고 성숙해서야만 얻을 수 있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노년의 지혜겠죠. ~ 그리고 그것이 제게 희망을 줍니다. ~ 앤드루, 당신에게 이 말을 꼭 해야겠네요. 우리의 대화에서 당신이 내게 배우는 것보다 내가 당신에게 배우는 것이 더 많아 보여요. p.58.' 더 보고 듣고 알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 더 사랑하는 것, 아직까지 내가 찾은 답은 이게 전부다.

며칠 전 콤마퀸의 책을 읽다가 작가 필립 로스와의 인연에 대해 재미있게 써 두어서("로스가 이렇게 말했어요. '메리 노리스. 이 여성분은 누구죠? 이분이 저와 같이 살 생각은 없을까요?'" p.52. / 교정지 첫 페이지를 통해서 받은 그 제의가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실상 그는 세세한 것을 챙겨줄 가정부를 원했던 것 같다. 하지만 만약 그가 이 책을 읽는다면 난 지금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싶다. p.53-54.) 그의 소설을 찾아보고 체크해두었는데(새벽에 주문했다) 바로 어제 타계 소식을 - R.I.P - 들었다. 아무튼 이걸 굳이 기록해두는 이유는 그의 대표작인 <미국의 목가>에서 발췌한 저 구절 때문. '산다는 것은 사람들을 오해하는 것이고, 오해하고 또 오해하다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속 깊은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이것만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유일한 것이에요. p.48.

오늘은 너무 말이 많았네. 밤에 잠 잘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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