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6
초록 계열
녹색에 얽힌 불교의 일화가 있다. 부처가 어린 소년의 꿈에 등장해서,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는데 다만 눈을 감고 시 그린(Sea green)을 상상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결말은 두 갈래로 날 수 있다. 한 사례에서는 소년이 성공해서 계몽된다. 다른 사례에서는 거듭된 실패가 소년의 삶은 물론 정신까지 서서히 좀먹는다. p.215.
퇴근길에 쓴다. 오후 11시 40분. 점심에 억수 같은 비를 뚫고 갔던 중국식당에서는 누가 내 우산을 가져가 버렸다. 요가는 거의 일주일째 못 갔다. 너무 피곤하고 짜증이 밀려온다. 차가운 물이나 한잔 마셔야지.
집에 도착하니 블루베리가 도착해 있다. 얼른 씻어 맛본다. 수박도 주스를 만들어 수수와 나눠 먹는다. 수박을 몹시 좋아하는 수수. 그리고 뭔가를 먹거나 뭔가를 쓰고 있으면 무릎 위에 앉아 나를 올려다보는 수수. 저쪽에서 보리가 놀아달라고 호통을 친다. 덕분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자, 이제 눈을 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