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2
그럼에도 거기에 어떤 통일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를 웃게도 울게도 만드는 저 극단적인 어떤 것이다. ~ 우정에는 우리가 사막을 헤맬 때도 ‘바위에서 샘물 솟고 모래땅에서 꽃피게 하는’ 극단적인 어떤 것이 있다. p.10-11.
백석의 시를 읽다가 불현듯 떠오른 책. - 선생님은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는 소식을 들었었는데 이 더위에 어떠신가 모르겠다 - 목차 뒤에 오는 ‘시화집 <우물에서 하늘 보기>에 부쳐’라는 글이 이미 좋다. 어떤 의미에서 ‘울게 만드는’ 글이다. 아무튼.
처음부터 차분히 읽지는 못하고 ‘백석의 <사슴> - 잃어버린 낙원과 잃어버린 깊이’라는 글부터 펼쳐본다. ‘영험한 존재들은 늘 위협적이지만 그 공포가 고독한 인간 존재를 덜 고독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p.210.’라든가 ‘그런데 시집 <사슴>에는 사슴이라는 시가 없다. 그 대신 노루라는 두 줄짜리 짧은 시가 들어 있다. p.212-213.’ 하는 부분을 눈여겨본다. 복사본의 복사본을 몰래 보던 시절이 나에게는 와 닿을 리 없는 과거이고 샤머니즘 어쩌고도 잘 이해되지 않지만, 백석의 시가 읽으면 읽을수록 아름답고 세련되고 난해하며 행복하면서도 슬프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감상만 있던 것에 더해 의도적이든 아니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 게다가 ‘시에 대한 글’마저 아름다운 부분이 더러 있어 조금 울고 싶어 진다. 물론 내가 지나치게 감상적이라 그렇다.
그리고 일 끝에는 작은 잔치가 있다. 그 잔치에 노루고기가 나왔다. 달밤이다. 아름답고 행복하다. 물론 옛날의 일이다. 가장 쉽게 잃어버리는 것이 또한 낙원이다. 시는 잃어버린 것을 마음에 묻어두고 다시 얻어야 할 것을 생각해낸다. ~ 백석에게 현재는 잊어버리지 않아야 할 시간이다. p.213.
주말에는 보관함에 차곡차곡 쌓아둔 책들을 골라 주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