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by 산울림
가끔 온전히 사람에 대해 그리고, 그 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에 빠진다. 고민 끝 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내가 기쁠 때는 모든 사람들이 내 주위에 나를 위해 있어주는 듯하다. 슬플 때는 아무도 나를 위해 있어주지 않는다고 느낀다.
내 기분따라 사람들이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다가도 생긴다. 길을 걷다 누군가 옆에 있는 듯하고, 술을 먹다가 누군가 같이 마시는 것 같기도 하다. 누가 옆에 있는데 없는 것 같고 누가 술을 같이 마시는데 난 혼자다. 그렇게 사람들이 내 기분따라 자꾸 들어왔다 나가고, 나갔다 들어온다.
길을 걷다 쓸쓸해지면 아무도 없다. 분명히 누군가는 내 앞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가끔은 슬픈 표정이 되어 내 이야기를 하나부터 열까지 조곤조곤 들어주는데도 쓸쓸하다. 그 누군가에게 분통이 다 터져버린 마냥 '다 필요 없어'를 외치며 짜증을 내고 화도 낸다.
한 바탕 소란을 떨고 나면, 마음은 머쓱한지 차분해진다. 그땐 마음이 누그러지며 누군가 옆에 힘이 돼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게 느끼는 그 때, 나를 생각하고 찾던 이들은 내 심한 변덕에 이미 다 떠나버린 뒤다. 난 이미 알고 있다. 내가 미워해야 하는 건 오히려 나 자신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