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렇게 보내네 by 이문세
기억이 추억이 되어버린 그 작은 얼굴이 아른거려 마음이 무너져 버린다. 너덜너덜 헤진 마음을 주워 담아봐도 자꾸 다시 풀려 흐트러져 버린다. 조금만 아물게 하고 가빠진 숨을 돌린다. 걸음걸음마다 울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얼굴이 자꾸만 밟힌다.
얼굴을 마주 보고 헤어지지 못했다. 자꾸만 그게 마음이 걸린다. 아른거리는 얼굴에 상처들이 보여 흐르는 눈물이 차갑게 식기도 전에 다시 뜨겁게 흐른다.
가끔, 분통이 터져 잠을 자다가도 덮은 이불 박차고 주위 모든 걸 찢어버리고 싶어지기도 한다. 왜 헤어져야만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 아니다.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지만 시간은 무심하게 자꾸 잊으라 한다. 잊힐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꾸 보이지 않는 누군가들이 기억을 조작하려 한다. 모든 걸 거짓으로 꾸미려고 한다.
깊이 영원의 잠을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 이제 아무 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이름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아려온다. 차가운 바다에 잠든 얼굴이 아른거려 따뜻한 곳 어디에도 잠을 이룰 수 없다. 멈춘 세월에 갇혀 아주 멀리 가버릴 줄 왜 몰랐을까. 모질고 퉁명스럽기만 한 순간들만 떠오르고 소홀했던 나날들만 마음을 후빈다.
정말, 하루라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너무도 조용한 하늘 아래 오래오래 울고 싶다.
(2016. 12. 8 오후 4시. 홍대입구역 1번 출구 앞 침통한 표정을 하시고 진상규명을 외치시던 세월호 희생자 아버님. 어떤 위로의 말도 부족할 것이라 지레 겁먹고 응원 못 드렸습니다. 마음이 자꾸 밟혀, 이렇게 누추한 글이라도 씁니다. 세월호 진상규명 끝까지 관심 잃지 않고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