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5년이 넘는 시간, 캐캐 묵은 먼지까지도 가지런히 정리하듯 짐을 쌌다. 의도치 않게 길어진 미국 유학의 여정은 내 20대 절반을 넘게 차지했고 새로움이 익숙함으로 익숙함이 권태로 다가왔을 때, 나는 이미 졸업한 후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학생 신분으로 도무지 밝은 미래는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미국에서의 인생설계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부모님의 설득과 더불어 오랜 고민 끝에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행복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했다. 궁극적인 행복은 무엇인지, 내가 정말 이 외로운 길 끝에서 찾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했다.
무엇이 되려 했나. 이 근본적 질문이 가장 대답하기 어려웠다. 나는 정말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무엇을 찾으려 했을까. 그저 처음에는 정신 없이 시간이 흘렀다. 마치 어린아이가 새로움과 신기함으로 흥분에 젖어 장난감 가게를 정신없이 돌아다니 듯. 무엇이 되려 했나 보다는 목적 없이 반짝이는 모든 걸 갖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새로움이 사라질 때쯤 가빠진 숨을 진정시켰고 한 뼘 더 외로워진 주위를 돌아보며, 도대체 나는 무엇이 되려 했는지 무엇을 갖고 싶었는지 고민했다.
하지만, 짐을 쌌던 그 순간까지 무엇이 되려 했는지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온 현재까지도 난 무엇이 되려 했는지 모르겠다. 아직까지도 그 답을 찾고 있는 중이다. 아니, 처음부터 난 어떤 '무엇'이 되려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무언가가 되어 무엇을 더 가지며 살까를 고민하기보다는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떻게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 그렇게 느끼고 있다. 막연하지만 그저 좋은 사람이 되어 누군가에게 미소와 행복을 선물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
그날. 집으로 오는 길, 공항 저 멀리서 날 반기는 사람들이 내 궁극적 행복임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 나는 또 스스로 질문한다. 어떤 사람이 되려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