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란
앞으로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것은 결국 보다 전방위적인 측면에서의 디자인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는 분명 기존의 컨설팅보다 더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하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해서 소비자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솔루션을 제공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이런 역할이 바로 디자이너의 것이 될 것이다. 이는 기존의 디자이너들에게 요구되었던 자질에 비해 더욱 능동적이고 통찰력있는 자질이 요구됨을 알 수 있다.
관찰력과 비(非)디자인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
대체로 디자이너는 ‘관찰’에 능하다. 보통 디자인이라고 하면 그저 아름다운 것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디자인의 기본은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관찰이라고 볼 수 있다. 시모어 파월의 이사 데이비드 피셔는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무의식 중에 고객들의 행동으로 말하는 것을 들어야 하고, 이런 면에서 무언가를 관찰하고 그리도록 훈련받은 디자이너들이 강점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관찰력은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디자이너에게 필수적인 덕목이 된다.
또 다른 측면에서 디자이너는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일에 관여한다. 이런 까닭에 일류 디자이너들은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에 대한 이해와 함께, 소비자들과 교감할 수 있는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세계 최대 디자인 컨설팅 업체인 미국의 아이데오(IDEO)가 강조하는 인재는 ‘T자형 인재’이다. T자형 인재는 교양에 대한 다방면의 이해(broad interest)와 함께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말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바로 앞에 위치한 아이데오에는 스탠퍼드 디자인스쿨(석사과정) 출신이 많은데, 이들은 대부분 학부에서는 공학·경영학·심리학·인류학 등 비(非)디자인분야를 전공했다. 디자인 외길을 걸은 순수 디자이너가 아니라, 공학이나 경영학 등 다른 분야를 이해하는 디자이너들이 훌륭한 디자이너라는 것이다. 애플 CEO인 스티브 잡스는 디자이너의 전문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어떤 제품의 디자인을 정말로 잘하기 위해선 그 제품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 제품과 완전히 ‘통해야(go grok)’한다는 것이다.”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의 창조적 혁신과 한계
디자인 컨설팅에서 선도적인 그룹 아이디오의 디자인 싱킹은 창조적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불린다. 이들의 아이디어는 사람을 관찰하는 것, 즉 공감대를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제품의 디자인이건, 운영에 있어서의 컨설팅이건, 경영 전략을 위한 혁신이건 그들은 '공감대'를 중요시한다. 인간 관찰을 하면서 어디에 문제가 있는가를 찾고 그것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IDEO의 디자이너들은 창조적 혁신을 하는 것에 정통한 전문가들이지만, 이들이 모든 고객들의 주요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그들은 관찰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더욱 애쓴다. 이 단계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 어떤 일도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디자인싱킹 역시도 무수한 방법론 중 하나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중요성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또한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이디오 출신의 디자인 컨설턴트 마이크 넛톨(Mike Nuttall)은 혁신은 배운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혁신이 이뤄지는데 있어 어떤 정형화된 절차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디오는 아이디어를 위해 소비자의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성을 말한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의 아이디어는 소비자들을 관찰해가며 얻은 것이 아니고, 그가 지닌 직관에서 나온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영감을 얻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소비자들을 관찰하며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만큼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다.
디자이너가 지닌 새로운 시각은 창조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그렇기에 많은 기업에서 디자인 싱킹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것을 혁신의 수준으로 만드는 것은 디자이너들의 감각이라기 보다는 미래의 가치를 보는 직관력이라고 생각된다. 어찌보면 감각은 기본적인 덕목이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의 핵심을 다룬 솔루션과 그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능력이라고 본다.
참조한 원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05/2007100500666.html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1/19/2014111903601.html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287080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287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