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bout DMZ

최전방 마을, 유곡리를 걷다

by 올어바웃


전날 내린 비가 거짓말인 마냥 하늘이 맑게 갰다. 좋은 날씨와 풍경을 놓칠 수 없어 민북 마을 주민이신 김일남 캠핑장 센터장님과 산책을 떠났다. 김일남 센터장님은 오랜 시간 민북 마을에 거주하신 마을 주민이다. 캠핑장이 위치하고 있는 유곡리를 걸으며 센터장님께 민북 마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민통선 안은 전쟁 이후 아무도 살지 않는 땅이었지만, 박정희 시대부터 마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라에 의해 마을이 만들어졌다. 지금은 모두 낡았지만 당시에는 가장 멋진 건물이었다고 한다. 최북단에 위치한 만큼 북한에 보이는 이미지도 중요했을 터다.


이 마을은 번지수가 아니라 호수로 주소를 나눈다. 1호, 2호, 3호로 각 집을 지칭한다.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마을이라 모든 집과 땅이 같은 모양으로 생겼다. 시간의 흐름으로 변한 것도 있지만 지금도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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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곡리뿐만 아니라 철원 자체가 천혜의 자연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철원은 풍부한 생태계를 품고 있는 곳으로 겨울에는 철새들이 방문하는 장관을 이룬다. 유곡리 근처에는 DMZ 생태평화공원이 조성돼 있다. 전쟁 때는 폭격으로, 후에는 군인들의 시야 확보를 위해 민둥산으로 남아 있다가 현재는 수목이 우거진 자연의 상태로 돌아왔다.


센터장님은 많은 사람들이 민북 마을에 대해 알아줬으면 좋겠다 말씀하셨다. 그리고 군인들만이 민통선을 지키는 게 아니라 주민들도 민통선을 같이 지키고 있다고 덧붙이셨다. 주민들은 삶으로 이 마을을 지키며 역사를 쌓아가고 있었다.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본 후 금강산 전기철도교량을 보러 갔다. 철도로 들어가는 길에서 오래전 화산 흔적으로 생긴 현무암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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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멈춰버린 철길에는 ‘끊어진 철길! 금강산 90키로’ 라고 적혀 있었다. 다리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로 북한 땅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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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은 매일 8회 운행하며 금강산 관광과 자원 수송을 병행했다. 내금강까지의 요금은 당시 쌀 한 가마니 값으로 보통사람들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한다.


끊어진 철길처럼 끊겨버린 남과 북의 거리는 가까웠지만 그 어느 곳보다 멀었다. 철길을 걸으며 남과 북을 이어 달리던 열차를 떠올려 보았다. 한반도가 하나였던 시간이 전쟁 이후 세대인 나에게는 잘 그려지지 않았다.


‘언젠가는 남과 북을 잇는 열차가 다시 달릴 날이 올까?’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 꼬리를 무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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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편집 나주영_올어바웃 콘텐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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