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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혜 Jan 15. 2023

한라산을 정복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어서와, 한라산은 처음이니?

브런치 첫 글에 '한라산 백록담을 보고 왔다'고 적었다. 2018년 4월, 한라산을 올랐던 그날의 기억을 더듬으며 한라산을 정복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을 전수한다!



; 한라산을 오르기 전 알아야 할 것

한라산은 높이 1,950m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하지만 산이 높아서 힘들다기보다, 코스가 길어서 힘들다. 오히려 능선이라 오르기는 힘들지 않으나, 최소 8~10시간은 생각해야 하는 장거리 산행이라 체력이 필요하다.


한라산의 정상인 백록담을 보기 위한 코스는 성판악 탐방로와 관음사 탐방로가 있다. 이 외의 어리목, 영실, 어승생악, 돈내코, 석굴암 탐방로는 정상에 오를 수 없으니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대게 성판악 탐방로는 비교적 완만하나 조금 더 긴 코스(편도 9.6km)이고, 관음사 탐방로는 구간은 짧지만(편도 8.7km) 경사가 가파르다고 알려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성판악 탐방로에 잔 돌이 많아서 오히려 관음사 탐방로가 더 걷기는 수월했다. 관음사 탐방로로 등산, 성판악 탐방로로 하산을 가장 추천한다.


2018년에는 입산을 위한 예약이 필요 없었지만, 코로나19 이후 등산객들의 수를 제한하기 위해서였는지 예약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한라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 후 QR코드를 받아야 입장이 가능하다.


한라산 등산로 중간에 있는 대피소에는 매점이 없으니 충분한 물과 간식(초콜릿, 에너지바 등)을 챙길 것을 추천한다. 하루 반나절 이상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허기진 상태로는 힘들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라면 넉넉히 챙길 것. 나는 평소에도 물을 많이 마시진 않아서 생수 500ml와 이온음료 한 병으로 충분했다. 이온음료가 수분 보충하기에 적합하니 한 병정도 챙기면 좋다.




; 혼자여도 오를 수 있다, 한라산!

산행 중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혼자서 하는 등산은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한라산과 같이 유동 등산객이 많은 경우라면 조금 더 낫긴 하다만.


그러나 한라산을 함께 오를 마음 맞는 친구를 찾기도 힘들 터. 그런 '혼자 등산객'들을 위한 맞춤 해결책, 바로 한라산 전용 게스트하우스다. 한라산 등산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이라서 코스가 같은 사람과 함께 동행할 수 있고, 아침에 한라산 등산로 입구까지 드롭을 해준다. 소정의 비용으로 등산 장비를 렌탈할 수도 있으니, 무겁게 장비를 챙겨 제주행 비행기를 탈 필요도 없다.


나 역시 당시 한라산 전용 게스트하우스로 유명했던 몽쉘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으며, 코스가 같았던 언니와 함께 올랐다. 나보다 체력이 좋았던 언니가 페이스메이커를 맡아주셔서 더욱 빠르게 등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재 몽쉘 게스트하우스는 상호가 한라산 게스트하우스로 바뀌었으며, 건물 역시 새롭게 바뀐 것 같다. 그러나 프로그램(등산로 드롭, 도시락 제공, 장비 대여)은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 등산로까지 데려다주는 드롭 서비스를 이용하면,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 등하산할 수 있다. 보통 차를 가지고 가게 되면, 원점회귀 해야 하는데 그럼 하나의 코스밖에 이용할 수 없기 때문.


당시 몽쉘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했던 조식(떡만두국)과 도시락(물 1병, 주먹밥)




; 한라산을 정복하는 가장 완벽한 코스

07:10 관음사 탐방로에서 출발
09:44 삼각봉 대피소 도착
11:40 한라산 백록담 도착
13:50 사라오름 도착
15:40 성판악 탐방로 도착

등산부터 하산까지 총 8시간 30분 소요


위에서 언급했든, 나는 관음사 탐방로로 출발 후 성판악 탐방로로 하산을 추천한다. 정상에 가는 길은 최대한 짧을수록 좋다. 정상에 도착했다는 그 희열만으로도 남은 하산 길을 힘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코스로 오르든, 중간 대피소까지 통과해야 하는 시각이 있다. 그 시각 이후로는 정상으로의 입산이 불가하니, 꼭 시간을 확인하고 정해진 시각 내 통과하도록 해야 한다. 계절에 따라 통과 시각이 달라지니, 홈페이지를 참고하도록 하자.


4월 중순에도 백록담에 남아있던 눈
맑고 깨끗했던 사라오름 산정호수


성판악 탐방로와 진달래밭 대피소 사이에는 사라오름이 있다. 아주 커다란 분화구에 호수처럼 물이 가득 차있는 오름이었다. 일부러 찾아가기 힘든 오름이기에, 백록담에 다녀오며 함께 들르기를 추천한다. 물론 왕복 40분이 걸리는 코스라 나 역시 고민이 되었지만, 도착했을 때 마주한 풍경 덕분에 후회는 없었다.




; 대미를 장식할 한라산 등정인증서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까지 다녀온 사람들에 한해 당일 발급받을 수 있는 한라산 등정인증서. 고작 종이 한 장일 수 있지만, 막상 손에 넣으면 뿌듯함이 남다르다. 현재는 등정인증서 발급 절차가 조금 더 까다로워진 것 같으니,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꼭 확인하기 바란다.




그리고 등산 후 빼먹을 수 없는 파전과 막걸리. 드롭 서비스를 이용해 왔으니 운전 걱정할 필요 없고, 돌아가는 길은 택시를 타고 갈 예정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던 해물 파전과 우도 땅콩 막걸리. 이날 등산을 함께 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언니와 함께 자축하며 시원하게 들이켰다.





한라산 백록담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토평동 산15-1


블랙야크 100대 명산을 시작하면서, 2021년 한번 더 한라산을 올랐다. 이날은 출발할 때부터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그래서 백록담을 보진 못했다. 안개가 짙게 낀 이런 상황을 등산 용어로 '곰탕'이라 부른다. 제대로 맛봤던 백록담 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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