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양조장 투어
나는 술에 대한 지식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마시는 것을 즐기기도 하고 특히 맥주는 다양한 종류를 마셔보려 새로운 것에도 도전하는 편이다. 나 같은 애주가를 위한 제주 이색 여행, 양조장 투어를 추천한다.
이제 주류 회사에서 단순히 술만 팔던 시대는 지났다. 참이슬로 유명한 하이트진로가 대표적이다. 두꺼비 마스코트를 필두로 팝업 스토어 행사와 다양한 굿즈까지 판매하며 다방면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양조장에서도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해 주며 시음, 굿즈 판매까지 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내가 다녀온 제주의 양조장 세 곳을 소개해보려 한다.
처음 "제주에 양조장이 있구나, 투어도 할 수 있구나." 알게 되었던 건 찰쓰투어 덕분이었다. 내가 머무르고 있던 위미 게스트하우스 냉장고에 붙어있던 투어 프로그램 일정표를 보고 알게 된 뚜벅이를 위한 서비스. 밴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태우고 이곳저곳 내려주며 가이드 해설과 사진 촬영까지 해주는 투어 서비스였는데, 마침 여름 한정으로 맥주 양조장 두 곳을 방문하는 '비틀비틀 맥주 투어'를 진행하고 있었다.
차 없이 방문하기 힘든 위치의 양조장. 하지만 시음을 하게 되면 운전은 할 수 없고. 두 가지 고민을 단박에 해결해 준 투어 프로그램이라 바로 신청해 다녀왔다.
가장 처음 방문했던 곳은 '맥파이 브루어리'였다. 지금만큼 국내에 수제맥주가 활성화되기 이전이었던 2018년. 당시 제주에서 수제맥주로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던 맥파이. 도슨트 투어도 상당히 전문적인 느낌이었다. 맥주가 만들어지는 기본적인 과정뿐만 아니라, 맥주의 4대 요소인 맥아를 직접 먹어보거나 홉의 향을 느껴보는 등 상당히 투어 내용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었다.
도슨트 투어를 하면서 맥파이의 다양한 맥주를 테이스팅 해보고, 탭룸으로 넘어가 마음에 드는 맥주를 1잔 골라 마실 수 있다. 탭룸에서는 맥주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피자와 치킨도 판매 중이라, 가볍게 배까지 채울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제주맥주'는 제주를 대표하는 맥주라, 다들 들어봄직 했을 것 같다. 내가 방문했던 2018년도에는 가장 기본이었던 위트 에일만 있었고, 이제 막 펠롱 에일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현재는 거멍 에일과 논알콜인 제주누보까지 출시되어 좀 더 다양한 맥주들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도슨트 투어의 경우 시각적인 요소들을 잘 배치하여 좀 더 트렌디한 느낌이었고, 판매하는 굿즈들도 다양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던 기억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다녀온 '한라산 소주' 공장 투어. 맥주 양조장은 많이 다녀봤지만, 소주 공장은 처음이었다. 역시나 도슨트를 들으며 투어 코스를 돌았는데, 공장 가동일이 아니어서 레일 위를 지나는 바쁜 모습은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소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한라산 소주의 역사를 알 수 있었다.
공장 투어를 마치고선 시음을 즐길 수 있었다. 한라산21과 토닉워터를 섞어 만드는 한라토닉, 한라산17 그리고 허벅술까지. 한라산 소주 공장 투어의 가장 큰 메리트는 투어를 마친 후 출고가에 술을 사갈 수 있다는 점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