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첫째 주
2016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거친 말을 쏟아내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미셸 오바마가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
영어로 High를 한국어로 '품위'라 번역합니다. 이때 high는 단순한 의미의 '높음' 따위를 의미하지 않겠죠. 저급함의 반대. '고급' 혹은 '위엄' 따위이겠습니다.
최서영 작가의 '어른의 품위'는 바로 그런 걸 말해줄 줄 알았습니다. 예컨대 무례함에 우아하게 대응하는 법 같은 거요.
하지만 그런 건 없었습니다. 최 작가는 오히려 처절한 자기반성부터 시작했습니다.
신비로운 분위기로 데뷔 전부터 SNS에서 주목받았던 한 배우가, 과거의 흡연하는 모습과 문신 사진이 공개되며 논란이 되었다. 그녀는 담담하게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그때의 나도 나고, 지금의 나도 나입니다."
나에게는 그 장면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나는 그 반대의 방식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과거의 실수가 떠오르면 몇 시간 동안 자책했고, 똑같은 장면을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재생시켰다. '어떤 나'를 숨기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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