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넷째 주
먼저, 대전 안전공업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26일(목), 한겨레 최예린 기자의 아침 뉴스레터. 찬찬히 읽는 제 마음까지도 무거워졌습니다.
오늘 무사히 하루를 시작하셨나요? 대전을 담당하는 저는 요즘 ‘무사하다’는 말의 무게를 실감하는 매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전 대덕구 한 공장에서 “불이 나 사람들이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건 막 서울역에 도착했을 때였어요. 하필 서울에서 부서회의였고, 금요일이었고, 한낮이었습니다. ‘불이나 사람이 창밖으로’란 소방 관계자의 말에 머리가 하얘졌다가 한 시간 뒤 ‘사망자는 없는 것 같다’는 전언에 ‘그래, 이 정도면 다행이다’ 어리석은 타협을 하며 다시 공덕동으로 향했죠, 안심하면서. 2시간 뒤 “14명 연락두절” 알림을 받기 전까지….
그 뒤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어떤 속도로 흐르는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실종됐던 14명은 처참한 모습으로 불 탄 공장에서 발견됐고, 모두의 신원 확인까지 닷새가 걸렸습니다. 대전시청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 놓인 14개 위패를 사진으로 담기 전 고개를 숙이고 다짐했습니다. 당신들의 억울한 죽음의 실체를,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잊지 않고 쫓아가 보겠다고.
굳이 레터에 이런 말을 주절거리는 건, 저 자신을 ‘말의 감옥’에 가두려는 의지 약한 저의 한계이기도 해요. 아직은 이 죽음 한가운데 서서, 무겁게 아침을 시작하는 걸 조금만 이해해주세요. ‘대전 안전공업 화재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열네 분의 명복을 빕니다.
최 기자는 다짐했다고 합니다. '억울한 죽음의 실체를 쫓아가 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제 마음가짐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안전공업 관련 기사는 오탈자가 없는지, 안전공업 단독 기사는 조금 더 잘 보이게 한다든지…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 마음은 대다수의 현장 기자들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조선일보만 빼고요.
지난주 금요일,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처음엔 큰 화재가 아닌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역에서 올라오는 사진을 보니, 장난이 아니란 걸 그제야 느꼈습니다.
처음엔 인명 사고는 아닌 줄 알았습니다.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라길래, '뭔 부품을 만들길래 화재가 이렇게 크게 나? 설마 인명 피해가 있겠어?' 싶었죠.
곧이어, 소방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제 머리를 뒤흔들었습니다. 14명 연락두절됐다고, 행방불명이라고..
설마, 설마 했습니다.
진짜였습니다. 그렇게 현장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신 14분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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