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량바라기 Jul 19. 2021

도시재생의 상징 서울로 7017

한 여름밤의 서울로 7017


서울역 앞에는 서울로 7017이 있습니다. 과거 만리동 고개에서 회현동까지 서울역의 동서를 가로지르던 서울역 고가가 도시재생이란 이름으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로 변신했지요. 


처음 들으면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서울로 7017’ 이름은 서울역 고가가 1970년대 준공되어 2017년에 다시 태어난 것을 기념하자는 의미입니다. 


처음 박원순 전 시장이 만들 때만 하더라도 고가를 철거하면 될 것을 왜 굳이 세금을 들여 쓸데없는 길을 만드냐는 반발도 많았는데요,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많은 서울시민들이 애용하는 아름다운 산책길이 되어 있습니다. 


실제 서울로 7017에 올라 옛 고가를 걷다 보면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관문이었던 로마네스크 양식의 옛 서울역 건물을 비롯해서 저 멀리 보이는 숭례문과 북악산, 그리고 남산 전경까지. 


그래도 개인적으로 가장 신기한 것은 고가를 가득 채우고 있는 푸른 숲이었습니다. 삭막한 회색빛 콘크리트 위에 무성하게 자란 나무와 꽃들.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계속 길을 걷다 보면 그렇게라도 자연과 접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가끔 퇴근길에 들르면 서울로 중간중간에 설치된 피아노 앞에서 즉흥적으로 연주를 하고 있는 재야의 숨은 고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정장에 넥타이까지 하고 열정적으로 건반을 두드리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혹여 음악이 그의 숨겨진 꿈이라면 부디 실현되기를. 


서울로 7017의 또 하나의 매력은 야경입니다. 고가 주위로 아름다운 조명의 건물들을 감상할 수 있지요. 자연과 인공이 어울린 낮과 다른 느낌의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더운 여름밤 한 번 걸어보시길. 


매거진의 이전글 정동을 한눈에 보고 싶으시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