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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량바라기 May 29. 2020

어린이대공원, 소수 특권층의 공간에서 우리의 공간으로

4월의 어린이대공원

▲  어린이대공원 후문 ⓒ 이희동
▲  어린이대공원 잔디밭 ⓒ 이희동
▲  어린이대공원의 봄 ⓒ 이희동
▲  "동물원에 못 들어가" ⓒ 이희동
▲  어떻게든 손주에게 동물을 보여주고 싶은 할아버지 마음 ⓒ 이희동
▲  동물원도 쉬게 만든 코로나19 ⓒ 이희동
▲  놀이공원도 쉬게 만든 코로나19 ⓒ 이희동
▲  어린이대공원의 4월 ⓒ 이희동
▲  청룡열차, 어린이대공원의 역사 ⓒ 이희동
▲  자신의 청춘을 찾아보는 어르신들 ⓒ 이희동

                                                                        

오랜만에 서울의 아름다운 봄철 명소 중 한곳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찾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벚꽃이 한창일 때는 들르지 못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금 완화된 요즘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기에 평일 잠시 짬을 내었네요.

동물원과 놀이공원은 운영되지 않고 있었지만, 어린이대공원에는 시민들이 꽤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2m 이상의 거리를 둔 뒤 봄을 즐기는 사람들.

동물을 보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아이와, 그런 아이가 안타까워 기꺼이 아이를 안아주는 할아버지가 눈에 띄네요. 저 아이는 언제쯤 동물원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을까요.

지금이야 어린이를 모토로 하는 공원이지만 사실 이곳은 과거 대한제국 순종황제의 황태자비인 순명효왕후가 안장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주변 지역명이 능동(陵洞)이지요.

그런 곳을 영친왕이 일제 강점기 때 골프장으로 개발했고,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전쟁 때 폐허가 되었던 골프장을 재정비했습니다. 이후 박정희 대통령도 이곳에서 골프를 즐겼지만, 곧 고양시로 골프장을 옮겼고, 1973년에는 어린이대공원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소수 특권층이 이용하던 공간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힘. 비록 그것이 집권세력의 결정이었을지라도 이를 압박한 것은 민주주의 시민의 깨어있는 힘입니다. 어린이대공원은 그것을 존재로 증명하는 곳이죠.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시대. 너무 답답하시다면 철저한 방역 후 어린이대공원을 거닐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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