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올림픽공원의 늦가을
아이들의 성화에 오랜만에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찾았습니다.
봄이 되면 만발한 벚꽃을 보러, 가을이 짙어지면 알록달록한 단풍을 보러 가끔 방문하는 곳이지만, 아이들이 이번에 ‘올팍’에 가자고 부산을 떤 것은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올림픽공원 잔디 한가운데 서 있는 <오징어게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술래, 영희 인형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잔디광장에는 한 구석에 많은 인파들이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네, 모두 영희 인형과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드라마 속 세모 네모 가면을 쓴 진행요원도 모델로 나서주었네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이게 뭐라고’하는 웃음기 섞인 혼잣말이 들립니다. 말 그대로 웃기기도 하지만, 또 이만큼 2021년 대한민국을 잘 드러내는 상황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문화융성의 대한민국이지요.
만약 시간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올림픽공원의 영희를 찾아오세요. 시간을 잘 맞추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답니다. 내년 1월까지 전시한다고 하네요.
영희 인형을 배경으로 진행요원들과 사진을 찍은 뒤 다시 올림픽공원을 거닐기 시작합니다. 늦가을 주말에 찾은 올림픽공원은 역시나 아름다웠습니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자연의 색감은 지나가던 이들의 발걸음을 잡고 있었고, 어느새 흘러 가버린 올 한 해의 무상함을 떠올리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여전히 힘들었던 한 해. 올팍에서 영희 인형과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