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럭무럭 커가는 두려움의 씨앗
지난 9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은 현 정권 몰락의 시작이었습니다.
일국의 장관님 말씀대로 구속영장은 죄의 유무가 아니라 단순히 구속하느냐 마느냐의 결정이었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검찰이 구속영장 자체를 유무죄의 잣대로 사용해왔으며, 이를 통해 여론을 호도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이 보통 국민들에게 무죄처럼 받아들여지는, 300번이 넘는 압수수색이 검찰의 과한 수사라고 여겨지는 까닭입니다.
이번 구속영장 기각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우선 국민들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측은지심을 강화시켰습니다. 내부의 배신이 있었지만 꿋꿋하게, 기적적으로는 환생한 그의 모습은 영웅서사 종반부의 시작을 알렸으며, 그동안 이재명 대표에게 덧씌워져 있던 수많은 편견들을 부차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는 얼마남지 않은 총선과 앞으로 다가올 대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국민의힘이 전가의 보도로 휘두르던 많은 것들이 확장성을 잃을 것이며, 이재명 대표는 김대중과 노무현, 문재인을 잇는 적장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기각이 더 중요한 건 민주당 보다 현 정권에 미치는 영향 때문입니다. 이번 기각은 현 정권에게 두려움의 씨앗을 심어주었습니다. 사법부가 결코 자신들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으며, 검찰력의 한계를 느꼈을 것입니다. 군부와 달리 검찰의 겁박이 독재의 바탕이 되기에는 두려움의 전염력이 너무 약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 두려움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것입니다. 일국의 장관님이 기각 이후 말을 더듬었던 이유이며, 대통령실이 굳이 한낱 지자체장 선거에 올인했던 이유입니다.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는 그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겠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모든 몰락의 시작은 내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균열의 가장 큰 원인은 두려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