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잡설 5 말의 성찬은 끝나고 행동이 결과를 보여줄 때
정치는 말입니다. 말로써 사람을 모으고, 뜻을 전달하며, 행동을 추동해냅니다. 선거에서 말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말 하나로 선거판이 요동치기도 합니다.
그럼 이번 총선에서 선거판을 되흔들었던 말은 무엇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말들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선거 중간에 갑자기 창당을 외치고 튀어나와 소위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비례정당 지지율 20%를 거뜬히 넘긴 조국혁신당. 물론 그 결과는 실제 선거가 끝나야지만 알 수 있겠으나, 지금까지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이외의 많은 중도층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데 견인 역할을 함으로써 총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듯 합니다.
“고마, 치아라 마!”
조국 대표가 정중하게 표준어로 고향 부산에 왔으니 사투리를 쓰겠다며 내던진 일갈입니다. 이 한 마디로 PK는 디비졌습니다. 부산을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의 탄생이요, 화끈하고 열정적인 부산 사투리의 재등장이었습니다. 경남 사투리로 꼬롬하기만 한 안철수가 잊혀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괜히 YS의 야당총재 시절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죠.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의 만행으로 아내는 감옥에 가고, 딸은 고졸이 되는 등 멸문지화를 당했던 조국 대표의 비극적인 서사는 저 문장 하나로 영웅 서사로 전환되었습니다. ‘느그들 쫄리제?’로 시작되었던 그의 협박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임을 증명하였습니다.
그는 누가 뭐래도 엄청난 까방권이 있습니다. 아무리 보수세력들이 그를 범죄자 취급해도 대한민국의 70%는 다 알고 있습니다. 그 범죄를 우리 대다수는 부러워했고, 편파적으로 눈감아 왔으며, 그를 잡아먹으려 드는 이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만 그는 신사적이었고, 민주적이었기에, 그래서 만만했기에 저렇게까지 당했다는 것을.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것을.
그런데 그런 조국 교수가, 당 대표가 되어 고마, 치이라 마라고 외친 것입니다. 됐고, 한 번 아쌀하게 붙자고 불을 당긴 것입니다. 그래도 정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이 비상식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어찌 그의 일갈에 대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그의 손에 쥐어진 마이크에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얼척없는 말들을 했습니다.
억울하다고, 자기 사라질 수도 있으니 기회를 달라고, 자당 후보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음에도 국민을 위해서 출마해준 거라고, 야당이 개같이 정치한다고 여당의 당수로서, 현정부의 2인자로서, 전임 법무부장관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을 뱉어냈습니다.
평생 시킨대로 살고, 법전만 보고, 사람들이 어떻게 삶을 영위하고 감정을 느끼는지 모르는 전형적인 엘리트가 쏟아내는 설화였습니다. 셀카만 찍고, 이름 연호만 받다가 직접 마이크를 잡으니 당황해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초짜 그대로였습니다.
이제 말의 성찬은 끝나고 행동이 결과를 보여줄 때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나가셔서 소중한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이재명 대표가 유세현장에 가면 늘 인용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록입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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