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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ry An Aug 07. 2018

[심리학] NLP와 최면을 결합하다!


심리학에서 제시하는 대다수의 내용은 인간의 심리, 행동 등을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물입니다. 심리학에서 제시하는 수많은 실험에 대한 결과물들은 인간의 심리와 마음을 이해하는데 기틀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수많은 통찰을 제공하였습니다. 이처럼 심리학이 인간의 마음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인간의 마음을 변화하는데 효과적인 도구는 최면이라 여깁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NLP는 천재적인 테라피스트들을 모델링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이 테라피스트들 가운데 밀턴 에릭슨은 최면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거장입니다. 에릭슨은 최면을 사용하여 무수히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였고, 마음을 변화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에릭슨이 사용했던 간접 최면은 아직까지도 전설로 여겨지며, 에릭슨이 사용했던 방식의 최면을 계승하여 사용하는 최면을 에릭소니안 최면이라 지칭합니다.


NLP의 상당수의 내용들은 에릭슨이 상담에서 사용한 기법으로부터 파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에릭슨이 환자들을 치료하는 대부분의 상담에는 최면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최면을 간과한 채, NLP만으로 인간의 마음을 변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즉, NLP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면을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것이지요.


최면에 관한 한, 수많은 미신과 오해들이 난무합니다. 처음 최면을 배울 때는 최면 현상 자체를 신비한 것으로 간주하는데, 사실도 있지만, 근거 없는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면은 인간의 심리, 생리학, 뇌 과학 등 수많은 분야의 내용이 포함된 매우 정교하며 체계적인 분야입니다.


최면의 정의는 하나로 규정할 수 없으며, 다양한 관점과 해석이 존재합니다. 유명한 최면가들은 저마다 선호하는 방식으로 최면을 정의합니다. 물론 이 글에서 모든 정의들을 모두 살펴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면을 처음으로 배울 때, 기본이 되는 대표적인 두 가지 정의를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밀턴 에릭슨이 주장한 정의입니다. 에릭슨은 최면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최면은 내담자가 관념에 대해 높은 피 암시성을 보이는 상태이다.” 이 정의를 ‘고도의 암시 감응성 상태의 확립’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높은 피 암시성 상태란 내담자가 최면가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상태를 확립하기 위해 에릭소니안 최면에서는 흔히 ‘트랜스’라 불리는 변성 의식 상태를 유도하여 활용합니다.


변성 의식 상태는 간단히 무엇인가에 ‘집중할 때’를 떠올리면 됩니다. 특히, 일상에서 빈번히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상태입니다. TV를 시청하거나, 컴퓨터를 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서 인터넷 서핑을 할 때 등은 모두 얕은 수준의 변성 의식 상태가 확립됩니다. 변성 의식 상태가 확립되고 심화될수록, 제안을 받아들이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즉, 변성 의식 상태에서 체험하는 가상현실은 암시 감응성 상태가 높기에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지요.


암시 감응성 상태가 높아질수록, 의식적인 반응은 감소하고 무의식의 반응은 증가하기 때문에 무의식이 영향을 받기 쉽게 됩니다. 에릭소니안 최면에서는 높은 피 암시성 상태가 될 때, 무의식을 변성하는 작업을 합니다. 좋아하는 영화를 집중해서 볼 때를 떠올려보세요. 의식적·비판적으로 사고하면서 시청하나요? 아니지요. 그저 영화의 내용을 따라 몰입해서 체험하고 반응합니다.


이처럼 영화에 몰입해서 반응이 심화되면, 영화를 보다가 옆에서 친구가 부르더라도 듣지 못하거나,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하여 눈물을 흘리는 등의 상태가 됩니다. 이때가 가상현실에 역동적인 반응이 일어나는 상태이며, 무의식의 작용을 변화하기에 용이한 순간입니다.


에릭슨의 최면의 정의에서 관념은 특정한 생각, 신념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관념에 대해 높은 피 암시성을 보이는 상태’란 하나에 몰입하여 특정한 신념을 받아들이기 쉬운 상태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최면가가 내담자에게 “이제 당신은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라고 제안했을 때, 내담자가 트랜스 상태에서 무의식이 활성화된다면, 이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로써 실제로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이것이 최면 상태라는 것이지요.


에릭슨의 최면의 정의는 최면의 핵심 내용을 모두 함축하고 있습니다. 트랜스를 유도하여 무의식에 접근하고, 특정 관념을 받아들이도록 만듭니다. 물론 트랜스를 반드시 유도할 필요는 없으며, 트랜스를 사용하지 않는 최면 또한 존재합니다.


에릭슨의 최면의 정의를 기술적·방법적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한 정의가 바로 데이브 앨먼이 주장한 정의입니다. 앨먼은 현대 최면의 아버지라 불리며, 의사가 아니지만 수많은 의사들에게 최면을 가르친 것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가 정의한 최면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면은 비판적 사고를 우회하여, 받아들일만한 선택적 사고를 확립하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를 우회한다는 것은 제안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의식적인 사고를 우회하여 무의식에 접근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최면가가 내담자에게 이제 당신은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라고 제안했을 때, ”왜 내가 그래야 하지? 기분이 왜 좋아져? “라고 비판적으로 사고한다면 의식적인 사고를 우회하지 못한 것입니다.


비판적 사고를 우회하면, 상대방은 “이제 당신은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라고 말한 제안에 의문을 갖거나 거부하지 않고,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따라서 비판적 사고를 우회한 것만으로 이 자체가 최면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최면이 성립되기 위해서 두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가정해보면, 비판적 사고를 우회한 것은 그저 최면의 첫 번째 단계를 통과한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까지 통과해야지만, 최면이 성립됩니다. 최면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두 번째 단계인 선택적 사고까지 확립되어야 합니다.


국내의 수많은 서적에서 선택적 사고의 확립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소수의 책을 제외하고 명확한 설명을 해놓은 내용을 찾기 힘듭니다. 대부분의 서적에서 추상적으로 모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앨먼이 주장했던 내용은 간단합니다. 선택적 사고의 확립은 “확실한 믿음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이제 당신은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라는 제안을 내담자가 제안을 받아들이고 이 관념을 믿음으로써 실제로 기분이 편안하고 좋아지면 최면이 성립된 것이지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최면의 정의를 종합하면, 결국 최면은 내담자가 특정한 관념을 비판적으로 사고를 하지 않은 채로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며, 최면의 결과는 내담자가 특정한 관념을 확실히 믿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최면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입니다. 실제로 특정한 관념을 받아들이고, 믿음을 생성하거나 변화하는 과정은 인간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현실에서 최면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인지하고 있지 못할 뿐이지요.


그렇다면 최면을 NLP에 어떻게 적용할까요?


간단합니다. 세 가지만 지키면 됩니다.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 비판적 사고를 우회하는 것, 완전히 믿도록 만드는 것. 비판적 사고를 우회하여 집중하여 체험하도록 만들고 그 결과 믿음을 생성하도록 만듭니다. NLP를 사용할 때, 상대방이 내가 하는 말에 의문을 갖거나 거부하지 않고, 그저 대답만 “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상징들을 선명하게 체험하는 것이 최면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NLP를 사용하여 상담을 할 때, 상대방이 내가 하는 말에 실제로 집중해서 체험하고 있는지, 이로 인해 역동적인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지, 내 제안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 결과 마음의 변화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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