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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Oct 29. 2020

넷플릭스 드라마 버진 리버 (Virgin River)

미국 남부 스몰 타운 분위기를 느껴볼까?

나는 미국 남부를 정말 좋아한다. 오랫동안 미국 남부에서 시간을 보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남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마치 가족처럼 정을 느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요즘 건강을 생각해서 Slow life 란 이야기가 나오는데, 미국 남부에 가서 며칠만 살아보면 Slow life 가 무엇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Slow life라고 해서, 게으른 삶이 아니다. 오히려 시골(?)의 삶은 무척 부지런해야 한다. 아침 이른 시간부터 일어나, 집에서 키운 농작물로 아침을 준비하고 (닭이 있으면 알도 수거해서 건강한 계란 요리를 즐기기도 한다.) 커피를 내려 느긋하게 아침을 시작한다. 

그리고, 보통 8시 30분까지 회사에 가서 집중해서 일을 하고, 4시 30분에 퇴근을 한다. 그럼 다시 여유 있는 저녁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찾았다. 바로 버진 리버(Virgin River)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남부에 있을 때 내가 지내던 숙소(사업 파트너이자 친구가 된 미국인의 집)
100년도 넘은 오래된 캐빈을 보수해서 거주한다. 오래된 나무 냄새가 너무 좋다.

일을 끝내고 집에 들어오면 아직 해가 쨍쨍하다. 하지만, 여유 있게 차 한잔하고 조금 쉬다 보면 금방 해가 진다. 시골의 밤(?)은 시간이 빨리 흐르는 법인가 보다.


해지는 순간은 늘 가슴이 뛴다

Slow life의 대표적인 즐거움은 자연을 즐기는 것이다. 해가 지는 순간을 바라보고 있으면 행복이 스며든다.


잠들기 전

다시 밤이 찾아오면 밝은 형광등이 없는 미국 집의 특징 때문에 그런지 더욱 아늑하게 느껴진다. 호박색의 간접 조명에 의지해 책을 읽거나, TV Show를 보다가 잠이 든다. Slow life라고 하지만, 하루 시간의 흐름은 정말 빠르게 흐른다.



남부 삶의 핵심은 Slow Cook이다.

남부 음식은 한국 음식과 비슷한 점이 많다. 고추를 피클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청향 고추와 다르게 생겼지만, 더욱 맵게 느껴지는 고추를 곧잘 먹는다. 미국인은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편견을 버리게 되었다. (남부 이외 지역은 먹지 못할 수도 있다...) 바베큐 요리도 많이 하는데, 양은 늘 푸짐하게 해서 이웃에게 음식을 나누어 준다. 그럼 이웃은 답례로 디저트 음식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이웃이라고 해도 보통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있다)

바베큐는 보통 연기로 천천히 익히는데, 몇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퇴근하고 바로 일(?)을 시작해서 조금 늦은 저녁을 먹을 때도 있다. 하지만, 기다리면서 인근에 낚시를 하러 가기도 하고, 맥주 한잔하며 이웃과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다. 물론 이야기의 대부분은 즐거운 이야기이다. 한국과 달리 퇴근 후에도 또 일 / 스트레스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살다 보면 근심 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다.



빛이 잘 들어오는 오래된 식탁에 앉아 하루를 시작한다.


눈을 뜨면 커튼 사이로 보이는 오렌지 태양빛이 너무 좋다

하루의 시작은 늘 아름다운 빛이다. 빛이 좋아 그런지, 눈도 일찍 떠진다.

주말이 되면 동네 친구들과 outdoor 활동을 즐긴다. 뭐 특별한 outdoor 활동은 아니다. 낚시를 즐기거나, 인근에 호수에서 피크닉, 산책 등을 즐기는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사냥 시즌이 오면 (추수감사절이 끝나면서 Deer hunting season 이 찾아온다) 사냥을 같이 하기도 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바람이 부는 방향을 고려해 잠복해서 사슴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순간은 정말 긴장의 연속이다. 


제목: Outlaws (무법자들)

한국과 달리 미국 남부는 거의 집집마다 야생동물 때문에 총을 갖고 있다. (사냥 목적도 있지만) 진짜 총을 갖고 (총알은 없지만) 이런 사진을 찍으며 노는 것이 미국 남자들의 일상이다... (한국의 와일드한 밤 문화(?) 없이 꽤나 건전한 편이다..) 군대에서 총을 다루는 법을 배운 것이 쓸모가 있었던 순간이다.




버진 리버는 이런 Slow life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도시에서 온 간호사와 미국의 북구 캘리포니아 Small Town의 마을 사람들과 좌우충돌 그리고 연애와 갈등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이다. 하지만, 마을 분위기나, 자연환경 모두 내가 지내던 남부의 Small Town 을 떠올리게 한다. 드라마의 내용이 100% 끌리지는 않지만, 추억 여행을 하듯 자연스레 1시즌 끝까지 보게 되었다. (사실 전형적인 도시 발음 등을 볼 때 전혀 남부나 시골 분위기는 아니었다. 배우들이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미국 여행은 해 봤지만 도시 밖에 보지 못했다면 (혹은 관광지밖에 보지 못했다면), 버진 리버를 통해 랜선으로 미국의 Small Town 여행을 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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