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사진을 찍을 수 있는 노하우
에이, 같은 장소는 재미없어요.
같은 피사체를 왜 또 찍습니까?
사진 찍을 소재가 없어 목 찍고 있습니다.
여행이라도 가야 찍을 텐데...
사진을 잘 못 찍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특별한 순간", "특별한 피사체"를 바란다는 것이다. 반면 사진 잘 찍는 사람의 특징은 어디서든, 어떤 피사체를 대상으로도 "특별한 순간"을 발견하고 멋진 사진을 찍는다. 차이점이 뭘까?
여기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 전 내가 좋아하는 영국 작가의 최근 YouTube 영상을 소개하고 싶다. Sean Tucker 씨가 만든 최근 영상이다. 동료 사진작가 Joshua K Jackson 씨가 최근 publish 한 "sleepless in Soho"란 책이 탄생하기까지 비하인드를 인터뷰 한 내용이다.
아마 영상을 본 사람이라면 벌써 답을 짐작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영상의 주인공인 Joshua 씨는 Sleepless in Soho 란 사진집을 만들기 위해 몇 년간 Soho 거리를 밤바다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소호의 표면을 담기보다는 소호가 주는 그 느낌을 그대로 사진으로 담으려고 했다. 수년간 같은 거리를 찍고 사진을 찍다니.. 어쩌면 어떤 이는 같은 장소에서 계속 사진 찍는다고 어떤 작품을 얻을 수 있겠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만일 영국 소호 거리를 공감할 수 없다면, 서울의 이태원 거리를 상상해 보자. 이태원 거리를 몇 년간 저녁 5시부터 새벽 동이 틀 때까지 계속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고 상상해보자. 매주 1회 혹은 2회씩 수년간 지속적으로 사진을 찍으며, 본인이 보고 싶은 혹은 느꼈던 거리의 이야기를 사진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상상해 보자..
일단, 이런 행위는 육체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취미로 사진 찍는 사람들은 특별한 여행지 및 출사지를 찾는다. 일상에서 특별함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특별함을 찾으려면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만 봐서는 안된다. 같은 장소/피사체에 대해서 익숙해지면 표면에서 읽을 수 없는 보이지 않던 부분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런 순간을 포착하면 신기하게 사진에서도 포토그래퍼가 의도한 감정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 또한, 늘 아들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찍을 때마다 새로운 모습이 보인다. 또 내가 찍고 싶은 순간이 오면 주저 없이 찍을 수 있다. 아들이 장난스럽게 거꾸로 보며 다리 사이로 내 사진을 찍을 때, 태양으로 아들을 포옹하고 싶었다. 기계식 수동 카메라가 들려 있지만, 사진 찍을 준비가 이미 되어 있었고, 노출을 어떻게 설정해서 플레어/할레이션으로 아들을 포옹할 수 있을지 짐작이 되었다. 난 셔터를 눌렀고, 위 사진은 "운 좋게 걸린 사진"이 아니다.
이번 포스팅의 Joshua 씨의 인터뷰가 여러분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었으면 좋겠다. 나에게도 그랬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