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필카로 필름사진을 즐겨볼까?
종종 나에게 어떤 필름카메라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 문의한다. 필름카메라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포스팅을 작성했지만, 여전히 이런 질문이 많은 것 같아, 조금 쉽게 정리한 포스팅을 하나 더 올려본다.
필름사진을 얼마나 진지하게 찍고 싶은지에 따라서 답변이 달라질 것 같다. 만일 어떤 형태로든 필름의 감성을 느껴보는 것이 목표라면 포인트 & 슛(Point & Shoot) 완전 자동 필름카메라를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P&S 자동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더라도 너무 저렴한 녀석을 찾기보다 조리개 F/2.8 정도 되는 성능 좋은 카메라를 사용하길 권하고 싶다. 필름의 감성도 좋지만, 초점이 맞지 않은 필름사진을 그저 감성이란 이름으로 포장하기는 너무 아쉽지 않은가?
성능 좋은 P&S 카메라가 여러 개 있지만, 그중 Ricoh GR1 카메라를 추천하고 싶다. 리코 gr1 필름카메라에 대한 설명은 다음 포스팅을 참고하면 된다.
제목 그대로이다. 종종 필름사진에 입문하거나, 사진 자체를 입문한다는 이유 때문에, 일단, 조금 편안한 카메라를 사용해보고 즉 자동카메라를 사용해보고 수동카메라는 나중에 고민해 보겠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동필름카메라의 수명이 이미 상당히 되어, 언제 고장 날지 모른다. (물론 니콘의 DSLR처럼 생긴 필카는 신제품이 있으나, 대부분 P&S 카메라는 십 년 이상 지난 중고 제품밖에 없다.) 하지만, 수동 필름 카메라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특히 기계식 필름카메라는 고장 나더라도 아직 수리를 할 수 있는 필름 카메라 엔지니어를 국내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기계식 수동 필름카메라는 생각보다 사용하기 쉽다. 필름의 경우 ISO 가 이미 필름을 구매할 때 고정되어 있고, 셔터스피드와 조리개의 변수로 노출을 조정하는데, 이 중 하나를 고정하고 정상 노출 표시가 나올 때까지 다른 하나의 변수를 돌려가면서 사용해보면 사진을 처음 입문하는 초보도 필름 36장을 예쁘게 담을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을 참고해보자. Nikon FM2 기계식 수동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입문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 포스팅이다.
기계식 필름카메라를 구매한다고 하면 선택지가 꽤 넓다. 또한, 밝은 렌즈도 무척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
기계식 필름카메라는 다음 카메라 중 하나를 추천하고 싶다.
Nikon FM2
Canon AE1
Pentax MX
그리고, 각각 35mm 혹은 50mm F/1.4 렌즈를 구하면 입문하기에 좋은 옵션이 될 것이다.
만일 길거리 사진이나, 다큐사진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Leica M 필름 카메라를 추천하고 싶다. 보통 파인더가 카메라의 정 가운데 있는 SLR 방식의 카메라와 달리 RF 카메라인 라이카는 (물론, 라이카 이외에도 RF방식의 카메라가 있지만, 라이카 M 시스템이 가장 RF카메라 중 편리성이 좋다.) 일반적으로 왼쪽 눈으로 세상을 보고 오른쪽 눈으로 파인더를 보며 빠르게 프레이밍을 하고 결정적 순간을 찍기 편리하다. Zone Focusing 방법을 활용하면 초점을 따로 맞추지 않아도 특정 거리 이내의 사물을 모두 초점 영역안에 둘 수 있으니 더욱 편리하다. 또 하나, SLR 과 달리 미러가 없기 때문에, 셔터음이 매우 정숙하다. SLR 이 찰~칵 하는 소리가 다는 반면 Leica M 필름카메라는 가볍게 "툭" 하며 셔터가 끊어진다. 이 때문에, 정숙한 셔터음을 요구하는 스트릿 포토그래퍼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Leica M 필카라고 해서 고가의 제품만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5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활발히 거래되고 현역 카메라로 사용되는 Leica M3 는 상당히 경제적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Leica M3 는 내장 노출계가 없는 카메라이다. 만일 외장 노출계 (핸드폰 어플 등)를 사용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내장 노출계가 있는 카메라는 Leica M6를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라이카 M6 는 최근 방탄소년단 뷔 카메라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품귀 현상이라, 물건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라이카 M6와 M3 필름카메라에 대해서는 다음 링크를 각각 소개한다.
2021년 1월 1일부터 코닥 필름 가격이 또 인상된다고 한다. 사실 올 초에도 인상되어 무척 높은 가격이 되었지만 또 오른다니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36장을 소중히 찍어 한 달에 한 롤 혹은 두 롤 정도 사용한다면, 이 비용은 큰 부담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한 장씩 더욱 소중하게 찍게 되니,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도 더욱 만족스럽기 마련이다.
언젠가는 필름 생산이 중단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십수 년 내에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그동안, 진짜 필름 감성으로 소중한 추억을 더욱 특별하게 즐겨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