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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Jan 11. 2021

겨울 자동차 안에서

(feat. Mini Cooper S / BMW 420D )


난 차를 참 좋아한다. 대부분 남자가 그러하듯 차 욕심이 많다. 하지만, 차를 자주 바꾸는 스타일은 아니다. 내 로망은 내가 사랑하는 차를 만나, 차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그리고 그 차가 정말 클래식 차가 될 때까지 잘 관리하고 타는 것이다. 그렇다고, 차를 모셔두거나 위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차는 분명 "탈것"이다. 주행해야 자신의 소명을 다하는 기기를 그냥 모셔두는 건 차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또한, 전자/기계제품의 경우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오래 사용할 수 없다!) 



아주 오래전부터 나의 로망은 미니 쿠퍼 S 와 BMW였다. BMW 도 5시리즈 말고 3시리즈 혹은 4 시리즈를 희망했다. 편안한 세단의 모습보다는 조금 날렵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약 3년 전에 이런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에 타던 미니쿠퍼를 정리하고 Mini Cooper S로 바꾸고, 거의 비슷한 시점에 BMW 420D를 구매했다. 누구나 다 하는 리스를 통해 사업 경비로 털 수도 있었겠지만 내 경우는 온전히 전체 구매 비용이 나올 때까지 저축하고 기다렸다. 그리고 사업 경비와 관계없는 개인 소유로 구매했다. 사업 목적으로 꼭 두 차를 구매할 필요는 없었고 개인적으로 갖고 싶은 아이템이었으니 경비처리를 하지 않는 것이 맞다.(물론 대부분 사업자가 편법으로 경비처리를 하지만 말이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벌써 3년이 흘렀지만 두 차를 바라볼 때면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 미니쿠퍼는 아내가 타는 차지만 (아내도 미니 쿠퍼를 엄청 좋아한다. 좋아하는 대상이 비슷하니 참 즐겁다) 종종 내가 빌려서 타기도 한다. 특히 눈 내리는 날이나 도로 사정이 좋지 않으면 미니를 타고 집을 나선다. 사륜은 아니지만, 작고 묵직한 무게 때문에 그런지 전륜치고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특히 수동 모드로 기어를 바꾸면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미끄러운 빙판길에는 브레이크 대신 엔진브레이크로 (기어비로 강제로 바퀴의 회전수를 줄이는) 속도를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후지 x100v

종종 아침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선다. 업무상 미팅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고 싶을 때 아침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선다. 해가 뜨는 모습을 보며 운전하는 기분이란.. 정차 중이라면 늘 옆에 두고 있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후지 x100v


아침 이른 시간에 운전을 해서 분당에서 서울로 향하면 가는 내내 해를 등지고 갈 수 있다. 계기판에 햇빛이 들어오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스해진다.


후지 x100v

Leica Q2 모노크롬

Leica Q2 모노크롬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요즘 -17의 온도계가 이상하지 않은 한파에 차는 나에게 안식처이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대중교통을 피할 수 있고 내 차로 어디든 움직일 수 있다는 건, "자유"를 넘어 "안전"을 뜻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길 위의 집과 같은 안식처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게 된다.

출발할 때,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늘 차에서 내려 차의 심장부가 있는 본넷을 토닥거리며 말한다. "미니야~ 혹은 Blacky(검은색 BMW 420D의 애칭) 오늘도 수고했다. 다 너 덕분이다." 이렇게 혼잣말을 하는 내가 우습기도 하지만, 신기하게도 내가 말로 표현하고 애정 할수록 차는 늘 내게 최상의 경험을 선물해 준다. 무생물이지만, 생물 같은 그런 느낌..


Leica Q2 모노크롬

앞으로 20년 뒤면 지금 차들이 클래식 차처럼 느껴지겠지. 그때까지 차를 잘 관리해 줄 정비소를 찾아야 할 텐데. 아직 정비소 파트너를 찾는 건 Trial 중이다(몇 군데 범위를 좁히긴 했는데..).

자 오늘은 또 어떤 차를 몰고 집을 나설까?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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