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Leica M10-D
예전에 미국에서 미니 쿠퍼를 운전할 때 묘~한 경험을 했다. 신호 대기에 미니 쿠퍼가 옆에 나란히 있으면 이상하게 창을 내리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운전하다가 건너편에서 미니 쿠퍼가 지나가면 가볍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다. 일종에 미니 쿠퍼만의 친목 문화가 생긴다. 다른 차도 이런 경우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미니 쿠퍼의 경우 미국 어딜 가도 거의 예외 없이 이런 유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라이카 카메라가 약간 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라이카 카메라를 갖고 있는 유저들끼리 서로 마주치면 길거리에서 가벼운 목례를 하거나, 서로 흥미롭게 쳐다본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교류하다가 쉽게 오프라인 공간에서 만나게 된다.
오늘은 몇 년 전부터 온라인 인연으로 만나게 된 @rye_whiskey (인스타) 님을 만났다. 12월 말에 한번 만나기로 했던 것이 코로나 때문에 미루다 이제야 시간을 조율해 보았다.
왼쪽 내 라이카 MP 와 오른쪽 @rye_whiskey 님의 카메라이다. 그런데, 이 카메라는 꼭 필카처럼 생겼지만, Leica M10-D 디지털카메라이다. 후면에 LCD가 없는 디지털카메라다! 라이카는 이런 면에서 참 만족스럽다. 늘 과감하게 Photographer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행보를 보여준다. 디지털카메라에서 컬러필터를 없애고 계조 표현을 더욱 풍부하게 한 모노크롬 전용 바디를 만들 때도 놀랐는데, 디지털카메라에서 후면 LCD를 없애다니!! 오직 라이카니까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보면 완전히 Leica MP 와 동일한 느낌이다.
후면은 이렇게 생겼다. 마치 필름 ISO 다이얼처럼 말이다. 물론, Wifi 를 통해 핸드폰과 연동해서 사진 프리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더라도 후면 LCD를 전혀 보지 않는 사람은 이런 구성이 참 만족스럽다.
@Rye_whiskey 님의 Leica M10-D 에 담겨있을 내 모습은 어떻게 나왔을지 참 궁금하다.
오늘은 @Rye_whiskey 님의 동행도 있었다. @xiangminlee (인스타그램) 님은 라이카 MP 외 Leica M3 / 코니카 등등 다양한 필카로 필름 사진을 즐기는 Photographer이다. 각각의 Instagram 링크를 소개한다. 사진 맛집들이니 한 번씩 방문해 보길 추천해본다.
https://www.instagram.com/rye_whiskey/
https://www.instagram.com/xiangminlee/
라이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니 시간이 훌렁훌렁 흘러간다. 각자 여러 개의 카메라를 들고 와서 서로 사진을 찍다 보면 어느덧 헤어질 시간이다.
테이블 가득 여러 대의 라이카 카메라가 전시되었다. 사람은 3명이지만, 6대의 카메라를 모두 올려두었다면 더욱 볼만했을 텐데.
다음 만남은 길거리에서 Portrait 사진을 Shooting 해 보기로 했다. 세명이 같은 공간을 걸으며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결과를 사진으로 보면 참 재미있다. 라이카 유저는 라이카 유저를 가장 조심해야 한다. 서로 다른 구성에 쉽게 끌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라이카 유저를 자주 만나고 싶은 이유는 서로의 사진에서 자극을 받기 때문일 것 같다. 같은 파인더를 보며 바라본 세상이지만, 서로 다른 시선. 한주의 중간 수요일 마치 오아시스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참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