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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Nov 14. 2018

여행 갈 때 무슨 카메라 렌즈 가지고 갈까?

라이카 M 필름으로 담은 일본 여행 

여행 갈 때마다 고민이다. 이번 여행은 어떤 렌즈를 가지고 갈까? 또는 이번 여행은 어떤 카메라를 가지고 갈까? 필름 카메라가 있기 전에는 디지털 Body 하나와 두 개의 렌즈를 들고 다녔는데, 필름 카메라를 들인 뒤로 필름 카메라는 기본으로 갖고 다니게 되어, 카메라 Body가 두 개가 되어 더욱 고민이다.


물론 사진이 목적인 여행이라면, 원하는 장비를 모두 가져가면 되겠지만, 가족여행이라면 오히려 사진장비가 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드디어 일본에 도착했다. 오랜 고민 끝에 렌즈를 하나만 가져가기로 결정했다. 필름을 포기할 수 없다면 Leica M7(필름 카메라)와 Leica M10(디지털카메라) 두대를 가져가고 화각이 35mm 인 렌즈 하나만 가져가기로 한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화각은 28mm, 35mm, 50mm, 75mm를 갖고 있는데, 이 중 하나의 렌즈만 선택해야 한다면 주저 없이 35mm를 선택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렌즈는 50mm이다. 비록 35mm 는 가장 좋아하는 화각은 아니지만 여행지에서 너무 좁지도 너무 넓지도 않아 전천후(?)로 이용할 수 있어 선택하게 된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화려한 도쿄의 밤, 필름 사진은 감도 400 ISO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아쉽게도 밤에 찍기는 어렵다. 그런데, 렌즈를 하나밖에 가져가지 않았으니 오히려 잘 된 일이다. 밤에는 35mm를 Leica M10 에 마운트하고, 낮에는 Leica M7에 마운트 하면 되는 것이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일본 됴쿄 하면 전철과 택시가 떠오른다. 어딜 가도 균일한 모양의 택시 때문에, 일본에 도착하면 특히 밤이 되면 택시 사진을 찍게 된다. 반면, 이동은 늘 전철로 하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기다리며 전철 사진도 많이 찍게 된다. 


플랫폼에서 기다릴 때, 일부러 셔터스피드를 조금 느리게 하며, 지하철이 들어올 때 패닝샷을 찍으면 참 재미있다. 몇 장 찍다 보면, 어느덧 내가 탈 전철이 들어온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드디어 아침이 되었다. 눈을 뜨자마자 35mm 렌즈를 Leica M7 필름 카메라에 물려주었다. 첫 장 찰칵!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Kodak Portra 400 film 

늘 필름을 걸고 0번 카운트가 되기 전에 몇 장을 같은 프레임으로 찍는다. 0번 이전에 이 한 장을 얻는 느낌은 마치 필름에서 보너스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Kodak Portra 400 film

일본의 길거리는 사진 찍기 참 좋다. 정갈한 느낌에 가끔 클래식(포르셰, 미니 쿠퍼 등) 차라도 보게 되면 반드시 사진을 찍는 편이다.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Kodak Portra 400 film

젊을 때는 신주쿠 같은 번화가가 좋았는데, 이제 시간이 흐르니, 이런 여유 있는 공간이 더욱 좋다. 같은 도쿄에서도 유럽풍 카페를 즐길 수 있는 다이칸야마. 필름으로 본 다이카야마는 참 차분하다.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Kodak Portra 400 film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일본 됴쿄는 다양한 유혹의 도시이다. 특히 중고 렌즈를 판매하는 곳에 가면, 상태가 깨끗한 장비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렌즈 아래에 작례 사진을 전시한 경우가 많은데, 사진이 예뻐 더욱 지름신이 쉽게 올 수도 있다.


일본은 후지필름에서 아직 필름을 생산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필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후지필름에서 출시한 필름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도 하다.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Kodak Ektar 100 film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다시 어둠이 내리면 35mm 렌즈는 Leica M10 디지털카메라 차지가 된다.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과거 여행을 떠나면 다양한 화각의 사진을 남기고 싶어 오히려 여행 자체에 집중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이 경우 여행을 다녀와서 사진을 보며 여행을 추억(?)을 기억하는 것이 여행이었다면 가볍게 여행을 떠나 사진이 주제가 아니라 부제가 되면 좀 더 여행의 추억을 마음으로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나도 아직 완전히 욕심을 버릴 수 없어,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 두대를 가져갔지만, 만일 렌즈까지 두 개를 가져갔다면, 두대 중 어떤 카메라로 찍을까 혹은 같은 장면을 두대 모두 남길까 등 다양한 고민을 했을 텐데, 낮에는 필름 밤에는 디지털카메라로 같은 화각으로 사진을 찍으니 좀 더 여행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추억이 되는 사진을 많이 남기는 것도 좋지만,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면 좀 더 여행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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