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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에서 나를 따라온 아이들

Feat. Van Life 책 소개

by Allan Kim

아침 일찍 홀린 듯이 광화문으로 나섰다. 이유는 없다. 그냥 여유 있게 테라로사 광화문점에서 아침을 먹으며 커피 한잔 즐기고 싶었다. 테라로사는 강릉점 다음으로 음식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최근 브런치 외에도 아침식사 판매도 시작했다. 스프와 크루아상 등이 메뉴인데, 정말 스스로 미식가라고 생각한다면 광화문 점을 꼭 추천하고 싶다.

서론이 길었다. 기대와 달리 한가한 아침은 물 건너갔다. 9시 조금 넘어 도착했지만 이미 사람이 많이 있다. 그리고 계속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된다. 여전히 코로나가 신경 쓰여 여유를 즐기기보다는 볼일(?)만 해결하고 카페를 나왔다. 그리고 바로 집으로 향하기 아쉬워 교보문고를 들렀다. 그리고...

라이카 M10, Summarit-M 1:2.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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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M10, Summarit-M 1:2.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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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집에 이런 책들이 따라왔다.


Dune 은 최근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바로 네크워크 콘텐츠로 넘어간 영화이다. 안타깝게도 내가 보는 Netflix 가 아니라, 영화로 보긴 힘들 듯.. 그래서 대신 책으로 구매했다. 원래도 책을 먼저 읽어보려 했으니 뭐~


두 번째 책은 Van Life인데, 이 책은 처음에는 표지 사진에 끌려서 조금 읽다가 덥석 장바구니에 넣은 책이다. 캠핑카가 아닌 오래된 VAN 을 개조해서 장기 여행을 하거나 아니면 집처럼 거주를 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계기, VAN에서 생활하며 무서웠거나 어려웠던 점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진도 무척 매력적이지만, 스토리에 대한 몰입감도 상당하다. 나도 디지털노마드로서 캠핑카를 렌트해서 적어도 며칠 정도는 캠핑카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과 일을 같이 해 보고 싶었기 때문에 더욱 끌렸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 이런 말이 있다.

On the walk to work, on the subway riding around Mahattan, and as I fell asleep, my thoughts were consumed with exploring the never-ending dirt roads of the West.


의역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일하러 맨해튼 전철을 타고 가는 길에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나는 끝도 없이 이어진 서부의 황야를 누비는 모습을 상상했다." 마치 Wild Wild West 시대에 총하나 들고 말 타고 이곳저곳을 누비를 것처럼 밴을 타고 미국 서부를 누빈다는 생각을 하니 나 또한 흥분이 되었다. 15년 전 Los Angeles에서 Nevada 주를 지나 Arizona 주에 있는 Grand Caynon에 이를 때까지 미국 현지인들 여럿과 만나며 했던 모험을 떠올렸다. Oregon 주에서 Colorado에 사는 미국 현지 친구를 만나 3박 4일간 Oregon Coast를 구석구석 누비며 Seattle 공항까지 같이 Road trip 했던 기억이라든지, New York에서 Maine 주까지 East Coast의 등대를 하나씩 Check point 삼아 들르며 모험했던 기억까지 떠올랐다. 나 혼자 Oregon 주에서 Colorado 주까지 중간에 Boise의 아름다운 강을 지나 Road trip 하며 일과 모험을 함께하던 과거도 떠올랐다.

이 책은 내가 꿈꾸던 삶의 일부이다.

아마 책 Hard Cover 가 닳고 닳을 때까지 볼 것 같다.

사실 교보문고를 가면 늘 사전에 어떤 책을 구매할지 예약하고 바로 드림에서 찾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오늘은 서고에서 이 책 저 책을 꺼내며 모험을 했다.

라이카 M10, Summarit-M 1:2.5/75

덕분에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아니, 미래의 영감이 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오늘 하루는 기대했던 여유는 즐길 수 없었지만,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Van Life 못지않은 My Tiny Atlas 책에 대해서는 또 다음 기회에 언급해 볼 예정이다. 일요일 밤이 참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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