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스 세라믹 도자기
내가 처음 서촌을 방문한 건 사진집 때문이었다. 사진 책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이라선'이라면 아마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보았거나 방문을 했을 법한 곳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서점인 교보문고조차도 사진집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있더라도 비닐에 쌓여있다. 하지만, 이라선은 대부분 사진집에 대해서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샘플을 오픈해 두었다.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도 내가 즐기기에 무리인 사진책이라면 쓸모없기 때문에 미리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이다.
서촌에 위치한 이라선 서점을 시작으로 서촌 투어가 시작되었다. 보통 내가 주말에 종로에 방문하게 되면 아침 9시에 도착하는데, 커피를 한잔하더라도 이라선이 문을 여는 시간 (12시)까지는 몇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냥 기다리기 싫어 골목을 탐방하던 것이 서촌 탐험의 시작이다.
최근 서촌에서 무릉도원(수성동 계곡)을 발견하면서 서촌을 넘어 옥인동 골목까지 탐험하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보물 상점이 바로 '스튜디오시선'이다. 스튜디오시선은 세라믹 도자기, 인센스, 앤틱 컵 등을 판매하는 곳이다. 주인 부부가 직접 만든 제품이라, 아티스트가 만든 따끈한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치 라이카 스토어가 위험한 곳이라면, 아내에게는 이런 아티스트 샵이 무척 위험한 곳이다.
아니다 다를까, 집에 와 보니 이런 물건이 식탁에 있다.
부부가 모두 아티스트라 그런지, 포장도 남다르다. 서촌은 골목을 탐험할 때마다 새로운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 이 정도면 보물 찾기를 위한 골목여행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가격은 또 왜 이리 저렴한지. 오히려 분당이나 판교에서 구매할 때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집에서 거리도 상당하고 늘 중간에 교통체증 구간이 있지만 서촌으로 발길이 향하게 된다.
이제 저녁에 샤워를 하고 스튜디오시선에서 데려온 인센스를 켜고 하루를 마감할 예정이다. 생각만 해도 은은한 향이 나는 것 같다. 또 다음 서촌 투어 때는 어떤 샵을 발견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