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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시선'이다.

사진을 잘 찍는 팁 이야기

by Allan Kim

사진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 또 필요 이상 쉽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분명한 건 고민하지 않는 사진은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주로 내 블로그에서 라이카 장비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오늘은 '사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저도 사진을 잘 찍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보통 두 가지 대답을 한다. '많이 찍어 보세요." 그리고 두 번째는 "어제 찍은 사진보다 오늘 더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 보세요." 그런데, 오늘은 세 번째 답변을 추가하고 싶다.

참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었다. 그런데, 이 여행지가 여간 가기 어려운 곳이 아니다. 비행기도 여러 번 갈아타야 하고 언어도 통하지 않은 로컬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어렵게 찾아가야 한다. 그래서 이곳에 다녀온 사람에게 미리 조언을 구하고 싶었다. SNS를 통해 여러 명의 대상자를 찾았다. 그리고 여러 명에게서 서로 다른 여행지 이야기를 들었다. 같은 장소였지만, 여러 명에게 들은 장소는 모두 다른 곳이었다.

그 해답은 바로 '시선'이 달랐기 때문이다. '시선'이란 경험을 포함한다. 좀 더 정확히는 그 사람이 보고 느낀 것 그대로가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같은 장소도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 보면 모두 다르게 보인다.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기록용' 사진이라면 뭐가 다를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기록용 사진도 무의식중에 찍는 사람이 바라보는 경험에 따라서 다르게 보인다.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

그냥 평범한 동네 산책이지만, 어떤 사람은 꼭 얼굴이 나오게 찍고 또 어떤 사람은 꼭 전신이 나오게 촬영한다. 내 경우는 부분을 잘라서 찍는 걸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뒷모습을 종종 담는다.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면 내 시선에서 느껴지는 경험이 일부 전달된다.

개인적으로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라면, 내가 느낀 바를 즉 나의 시선을 기록한 사진을 보고 타인도 나와 비슷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매그넘 포토그래퍼인 닉우트씨의 사진을 보면, 그가 바라본 전쟁의 시선이 그대로 느껴진다.


https://blog.naver.com/akinterv/221590452205

다큐사진이지만, 그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사람을 살리는 사진'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이 죽는 참혹함만 강조된 사진이 될 수도 있다.



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내가 느끼는 시선을 그대로 사진에 담아 보자. 즉, 사진을 막 찍지 말고 내가 여기서 보이는 것은 무엇인지? 그중 내가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한 장 한 장 그 시선을 담아내야 한다. 필름으로 찍어도 좋고, 디지털로 찍어도 좋다.

자 본인 사진이 정체되어 있다면, '시선' 연습을 해 보자. 이게 생각보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연습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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